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연출한 김태호PD는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의 나영석PD와 함께 스타PD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대표작으로는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이 있다.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생 시절 KBS에서 방송 실습을 하면서 ‘달려라 울 엄마’ ‘올드 미스 다이어리’ 등의 시트콤을 히트시킨 김석윤 PD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맡았다. 실습 후 마지막 술자리에서 김석윤PD는 “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회사, MBC에 가라”는 말을 건넸다. 이 말을 들은 김태호PD는 언젠간 MBC를 가야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첫 시작은 동아일보 입사 지원부터였다. 다행히 동아일보로부터 인턴 합격자 12명에 들어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게 됐다. 하지만 김태호PD는 여러 고민 끝에 인턴 포기라는 의외의 결정을 내렸다. 그는 당시 심정으로 “글 쓰는 것도 싫고 기자라는 직업이 나에겐 남의 옷 입은 느낌만 들고 한숨만 나왔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그는 SBS와 제일기획에도 도전했지만 재학증명서를 마감일 자정까지 접수를 못해 입사에 실패했다.

 

취업에 실패한 김태호PD는 앞서 김석윤 PD에게 들었던 ‘MBC로 가라’는 말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MBC에 지원했다. 그는 평소대로 노랗게 염색한 머리, 피어싱, 스니커즈를 신고 면접장에 들어갔다. 이를 본 MBC 면접관들은 불합격시킬 만도 했지만 그의 독특한 세계관과 열정을 보고 합격시켰다.

 

이렇게 2001년 MBC 예능국에 입사한 김태호PD는 2005년 ‘상상원정대’에서 조연출과 ‘Mr.요리왕’으로 연출 데뷔했다. 이후 그 해 ‘무한도전2-퀴즈의 달인’을 연출을 맡아 2018년 ‘무한도전’이 종영할 때까지 13년 동안 프로그램을 이끌며 ‘국민 예능’ 타이틀을 얻게하며 스타PD 반열에 올랐다.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남자들이 매주 새로운 상황 속에서 펼치는 좌충우돌 도전기’라는 컨셉으로 매주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선사했다. ‘무한도전’의 최고 시청률은 한때 30%를 넘어서며 김태호PD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김태호PD는 ‘무한도전’을 통해 여러 상을 받기도 했다. 2006년 MBC방송연예대상 네티즌이 뽑은 올해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비롯해 2007년 MBC방송연예대상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2008년 제20회 한국PD대상 TV예능부문 작품상, 2008년 제44회 백상예술대상 TV예능부문 작품상, 2010년 대한민국국회대상 올해의TV프로그램상, 2011년 대한민국 콘텐츠어워드 방송영상그랑프리 국무총리표창 최우수상 연출부문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2018년 ‘무한도전’ 종영 후 휴식을 취하던 김태호PD는 2019년 7월부터 무한도전의 멤버였던 유재석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2년 가까이 이끌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9월 초 김태호 PD는 MBC 퇴사 계획을 밝혔다.

 

MBC 역시 김태호 PD의 퇴사를 공식화하며 “김태호 PD는 2021년 12월까지 MBC 예능본부에서 프로그램 제작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 밝히기도 했다.

 

김태호PD는 다른 방송사로 이직하거나 대형 방송사에 들어가는 대신 독자적인 제작사를 만들어 제작에 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퇴사 선언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김태호PD는 넷플릭스에 진출한다.

 

그가 연출하는 ‘먹보와 털보’는 가수 비, 방송인 노홍철과 함께 준비 중인 로드트립 버라이어티다. 이 콘텐츠는 올해 12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