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기업들의 경기전망에서 제조업은 부정적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공급문제 등이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반면 ‘위드 코로나’ 시행 등으로 비제조업은 낙관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업종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에서 12월 BSI 전망치가 100.3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지난 8월(95.2) 이후 4개월 연속 기준선을 넘겨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지만 지수는 지난 10월(103.4)부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전월 조사에 이어 12월 경기전망 조사에서도 업종별 경기전망에서 양극화 현상이 지속된 모습이다. 제조업의 전망치는 기준선을 하회하는 96.5로 11월(96.5)에 이어 2개월 연속 부진한 반면 비제조업 전망치는 104.8로 10월(106.9), 11월(105.9)에 이어 3개월 연속 호조세를 기록했다.

 

국내 제조업 경기전망 부진에 대해 한경연은 중국 산업생산 차질에 따른 원자재·부품 수급 난항을 지목했다. 우리나라는 중국산 중간재 수입의존도가 일본이나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높은 공급망 구조를 가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전력 생산량은 올해 7월을 기점으로 감소세가 지속된 가운데 중국의 제조업 기업경기동향지수(PMI) 역시 지난 9월 이래 기준선 50을 밑돌아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반면에 12월 비제조업 종합경기 전망이 낙관적인 데에는 위드코로나 시행, 연말 쇼핑 성수기 이슈 등 소비자 심리개선 요인과 함께 동절기 도시가스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경연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지난 9월 위드 코로나 전환이 논의된 이후 국내 카드승인액 증가율 및 소비자심리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하기도 했다.

 

세부 업종별로는 제조업 중 △석유정제 및 화학(79.3) △비금속 소재 및 제품(87.5) 등 중국발 요소 수급불균형의 영향이 큰 업종에서 12월 경기전망이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비제조업 중 △정보통신(136.8) △전기·가스·수도(131.3) 등에서 12월 경기전망이 가장 긍정적인 수치를 보였다.

 

부문별로는 △고용(107.1) △내수(102.4) △투자(100.8) △재고(97.8·재고는 100 이하일 때 긍정적)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수출(96.5) △채산성(96.5) △자금사정(98.6) 등에서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국제원자재 가격급등에 따른 원가 상승과 시중금리 상승으로 채산성과 자금사정이 악화되는 양상이다”고 진단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요소수 품귀 사태 등으로 핵심 원자재·부품을 특정 해외국에 의존하는 한국의 공급망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이다”며 “정부는 공급망 병목현상에 대해 노력해 제조업 중간재 수급 및 단가 안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