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우리나라 가계 빚이 1845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또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만 110조원 이상 급증했다. 주택 거래 수요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은 또다시 증가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준금리가 1%대로 높아지면 저신용자 등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 말보다 36조7000억원(2.0%) 증가한 것으로 증가폭은 2분기(43조5000억원)보다 다소 꺾였지만 역대 최대 기록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가계신용은 은행 대출 같은 금융권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이용 같은 ‘판매신용’을 더한 빚이다.

 

전년 동기대비 증가액과 증가율은 163조1000억원(9.7%)로 2019년 3분기(3.9%) 이후 7분기 연속으로 상승한 증가율이 처음으로 낮아졌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1744조7000억원으로 2분기보다 37조원(2.2%), 지난해 3분기 말보다 159조원(10.0%) 급증했다

 

상품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폭이 증가했다. 주담대 잔액은 2분기보다 20조8000억원 늘어난 969조원을 기록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분기 대비 16조2000억원(2.1%), 전년 동기 대비 80조4000억원(11.6%) 각각 증가한 77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주담대 증가폭이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 관련 자금수요 지속, 집단대출 취급 확대 등으로 전분기에 비해 확대된 반면, 기타대출 증가폭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 증가폭이 2분기에 비해 확대됐으나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및 기타금융기관의 증가폭이 축소됐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902조원으로 전분기보다 21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주담대는 620조2000억원으로 16조4000억원, 기타대출은 281조8000억원으로 4조6000억원 늘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도 주담대가 전분기보다 2조8000억원 늘어나며 증가폭이 확대된 가운데 기타대출 증가폭은 5조4000억원으로 2분기 줄어들었다. 기타금융기관은 주담대가 큰 폭으로 축소됐음에도 상대적으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소폭 줄면서 전분기보다 7조7000억원 늘어났다.

 

한은은 “예금은행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된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고, 기타금융기관은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 양수액 감소 등으로 주담대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가운데 기타대출 증가폭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3분기 중 판매신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대면서비스 소비 부진 등으로 인해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에 비해 2000억원 감소된 100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3분기 실질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0.3% 감소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올해 들어 주택 거래가 이어지면서 주택 매매 전세 수요가 지속된데 따른 영향 3분기에도 지속됐고, 기승인된 집단대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