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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적 권한 갖는 북한의 군사경제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11-25 09:52:05

 
▲ 박정이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예)육군대장.
북한 경제의 기본노선은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확립하면서 자립적 민족경제와 중공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되 내부지향적 개발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북한은 1962년 12월 당 중앙위원회 제4기 5차 전원회의에서 국방건설과 경제건설의 병진전략을 채택했다. 이러한 정책노선에 따라 군수산업 전반을 전담할 제2기계공업성(1967년 창설, 1971년 제2경제위원회로 개편)과 과학연구지도기관인 국방과학원(1964년 창설)으로 국방공업 발전을 위한 기구를 갖추게 됐다.
 
북한은 ‘사회주의 하에서 국방공업의 발전은 전 사회와 인민의 이익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주장하면서 군수산업의 발전을 독려해왔다. 1966년 김일성은 노동당 대표자회의 연설에서 ‘군사전략상 중요지대의 요새화와 군수공업의 발전으로 필요물자를 예비조성하며, 유사시 전 경제를 급속히 전시체제로 개편해 전시생산을 지속할 수 있도록 평시부터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배경에서 북한의 군수산업 육성정책의 기본방침으로 군사기자재의 자급자족체계 확립, 군사기자재에 대한 연구발전책 강구, 군수산업시설의 전략적 배치, 군수산업 시설의 지하화 추진, 전시전환체제의 확립, 전략물자의 비축 등이 제시됐다.
 
북한경제는 사회주의 경제임에도 불구하고 우선부문이 존재한다. 북한의 모든 경제활동은 국가계획위원회가 세우는 ‘유일적 계획’을 토대로 운영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자원배분에 있어서 초법적 우선권을 지니는 우선부문이 존재하는 것이다. 북한 경제체제는 외형상 계획체제이나, 동시에 궁정부문과 군사경제 부문 등 초계획적이고 비대한 특권부문이 존재하며 궁정경제, 군사경제, 민수경제, 지하경제 등 차등적 4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부문은 필요한 경우 계획과 상관없이 예산과 자원을 언제든지 요구하고 배정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는데 궁정부문과 군사경제가 그 대표적인 부문이다. 이 가운데 궁정부문은 국무위원회, 노동당, 호위사령부, 국가안전보위성 등 권력 핵심기관과 그 산하의 각종 경제조직으로 구성된다. 궁정부문과 군사경제부문은 특권적 권한을 보유하는데 궁정부문이 최상위의 우선권을 보유한다.
 
군사경제란 군사력의 건설 및 운용에 필요한 각종 자원, 투입요소, 생산기반, 연구개발, 재정 및 수출입 등의 제반요소를 포괄하는 군사력의 기반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군사비를 포함한 북한군의 군사재정능력, 군수산업으로 통칭되는 무기 및 군수물자의 연구개발 및 생산능력, 그리고 군사재정 이외에 군 자금조달을 위한 북한군의 무기 수출입활동 및 군 소유기업의 경제활동 등이 포함된다.
 
북한에서 군사경제를 총괄하는 부서는 제2경제위원회다. 제2경제위원회는 군사경제 관련 자원의 배분 및 관련 정책을 관장하면서 무기 및 군수물자의 생산계획을 수립 및 관리하는데, 노동당 전문부서 중 군수공업부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군사경제부문은 군수산업을 전담하는 ‘제2경제’ 부문과 군의 운영 및 이를 위한 군수물자의 생산·조달을 담당하는 ‘군경제’ 부문으로 구성된다.
 
제2경제 부문은 제2경제위원회, 국방과학원, 그리고 각급 군수공장과 군수 부품공장 등을 포괄하고, 군경제 부문은 국방성 산하부대 및 기관이 산하 무역회사와 공장, 농․목장, 수산사업소 등을 운영한다. 북한 군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직접 사용하는 피복 및 장구류 등 군수물자의 생산 및 공급 등은 국방성이 관장하는 군수일용품공장에서 담당한다.
 
군이 요구하는 소요는 국무위원회와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확정해 집행기관에 하달하게 된다. 군수품 생산과 연구개발은 국방성과 제2경제위원회를 통해 시행되고 당 군수공업부가 지도감독을 하는 체제로 수행된다. 당 군수공업부는 당을 통해 지시된 사항에 대해 당과 내각의 관련 부서들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를 지휘하고 감독하는 당의 군수공업정책 집행기관이다.
 
내각 예하의 국가계획위원회는 국가예산안을 수립하고 경제발전계획을 세우는 경제운영의 핵심기구인데, 그 예하에 군수계획국이 조직돼 있다. 군수계획국은 독립적으로 군수생산기관에서 제출된 계획을 심의하고 국가계획위원회 관련 부서와 조정작업을 수행하며, 조정된 내용을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무위원회에 보고해 승인과정을 거쳐 군수생산계통이나 민수생산계통으로 지표 형식의 명령이 내려지게 된다.
 
북한 군수산업의 핵심인 무기와 장비의 연구개발 및 생산을 위한 운영체계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가 지휘한다. 군수공업부의 지휘를 받아 제2경제위원회가 무기와 장비의 기획, 연구개발, 자금조달, 그리고 장비의 생산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한다. 제2경제위원회는 무기체계의 생산과 공급에 대한 모든 계획을 관장하는 종합계획국, 개별 무기체계를 담당하는 7개의 총국과 제2경제위원회의 생산에 필요한 물자를 수입하고 외화를 벌기 위해 일부 제품의 수출을 담당하는 대외경제총국 등으로 구성된다.
 
국방과학원은 무기와 장비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을 전문적으로 수행해 북한의 독자적인 무기체계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국방과학원은 산하에 60여개의 분야별 연구소를 두고 있는데, 평양에 본부를 두고 있는 연구소는 공학연구소, 정밀기계연구소, 금속재료연구소, 탱크연구소, 전자연구소, 유도탄부 등 13개이며, 나머지 연구소는 신포의 해군선박설계연구소, 남포의 해군전자전연구소 등과 같이 지방에 흩어져 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업무는 제2경제위원회 제4국에서 총괄한다. 스커드 B·C, 노동, 무수단 등 모든 미사일을 개발·생산하는 동시에 이와 관련된 시험과 생산을 관장한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 개발업무는 당 군수공업부가 직접 관장한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최고영도자의 지시를 받아 의사결정을 하고 군수공업부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하는 체제다. 군수공업부 산하 131지도국은 연구개발 및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실제 개발 및 생산은 영변지역에 위치한 핵연구센터에 속해있는 관련 연구소에서 수행하고 있다.
 
북한의 군사경제는 김일성의 경제·국방 병진노선, 김정일의 선군노선 및 김정은의 경제·핵무력 병진노선 등에 의해 군사경제 우선의 정책적 토대를 제공받고 있어 북한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경제이다. 북한군은 외교적 고립과 국제제재,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군사경제라는 특권적 지위를 부여받아 대남 우위의 전력 확보를 위해 진력할 수 있었다. 북한의 재래식 무기개발은 1980년대에 최고조에 달했으나 그 이후에는 경제난으로 재래식 전력의 추가적인 개발이나 질적 개선 보다는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 무기 개발에 주력해 왔으며, 2017년 핵무기체계 완성을 선언한 이후 다량의 핵무기를 보유한 지역강국의 위상을 갖추기 위해 광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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