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금감원)이 우대금리 금융상품과 관련해 세심한 주의를 강조하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최고금리보다는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제휴상품 조건 우대금리에 대해선 다른 경로로 제휴상품을 이용할 때 얻을 수 있는 혜택과 비교한 뒤 가입하라고 조언했다.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 제휴상품 적용 고객 7.7% 불과

 

금감원은 24일 최근 예·적금 우대금리 적용 관련 소비자 불만이 지속되고 있어 금융소비자의 주의를 환기하고자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금융소비자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요 은행의 특판 예·적금 판매현황을 확인한 결과 최고금리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등 소비자보호 취약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우대금리 제공 실태점검 결과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5대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에서 출시된 특판 예·적금은 총 58종(예금 29종, 적금 29종)이었다. 이 기간중 총 225만 계좌, 10조4000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은행들은 특판 상품 판매 시 핵심설명서에 최고금리를 기재해 높은 금리를 홍보했지만 만기도래 고객에게 지급된 금리는 만기도래 21개 상품 평균 최고금리의 78% 수준이었다. 절반 이하인 상품도 2개였다. 이는 최고금리(기본금리+우대금리) 적용을 위해서는 오픈뱅킹 등록, 제휴상품 이용실적 달성, 연금이체 실적 등 복잡하고 달성하기 어려운 우대금리 지급 조건 충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제휴사 상품·서비스 이용실적에 따라 최고 11%의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제휴상품의 경우 9월말 현재 요건을 충족해 우대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은 7.7%에 불과했다. 우대금리 지급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거나 불입한도·가입기간의 제약으로 인해 실익(금전 혜택)이 적다고 판단해 고객 스스로 우대금리 지급요건 충족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적금 상품의 경우 적립액이 점차 증가하는 구조이므로 실제 수령 이자는 소비자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일례로 만기 1년, 금리 3% 정기적금(월 10만원 납입) 상품에 가입한 경우 만기달성 시점 수령 이자는 총 1만9500원으로 납입금액(120만원) 기준 1.6% 수준에 그쳤다.

 

특판 상품은 비교적 높은 금리가 지급됨에도 중도해지 계좌 비중이 21.5%에 달했다. 중도해지 계좌는 우대금리가 적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페널티 금리가 적용돼 평균 0.86% 금리를 지급했는데 이는 만기 금리(4.5%)의 19.1% 수준에 불과했다. 특판 상품임에도 중도해지 비중이 높은 것은 예상치 못한 긴급한 자금수요 등 때문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최고금리보다는 우대금리 조건 충족 가능성을 고려해야”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금감원은 우대금리 금융상품 가입시 약관·상품설명서에서 우대금리 지급 조건을 꼼꼼히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설명자료 작성 미흡 등 다양한 사유로 소비자가 적용금리를 오인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다음으로 금융사가 홍보하는 최고금리보다는 자신의 우대금리 지급조건 충족 가능성과 납입금액, 예치기간 등을 반영한 실질혜택을 먼저 확인할 것도 강조했다. 금융사가 제시하는 우대금리는 복잡하고 어려운 조건을 충족해야만 받을 수 있는 조건부 금리인 경우가 많다. 급여 이체와 자동이체, 비대면 계좌개설 등 특정 조건을 지속해서 충족해야 하며 금연 성공 등 조건 달성이 까다로운 경우도 상당수다.

 

우대금리를 예치기간 전체가 아닌 일부 기간에 한해 지급하는 경우 실제 소비자가 적용받는 금리는 최고금리에 크게 못 미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특히 적금상품은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경우라도 납입기간 등을 고려할 때 소비자가 실제 지급받는 혜택은 이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아울러 제휴상품 가입·사용 조건의 우대금리의 경우 가입한도, 가입기간(만기) 등의 제약으로 실질혜택이 미미할 수 있어 제휴상품의 필요성을 먼저 확인하고 다른 경로로 제휴상품을 이용할 때와의 혜택을 비교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제휴사가 우대금리를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제휴상품을 별도로 구매할 때의 혜택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중도해지를 하는 경우엔 일반적으로 우대금리 혜택이 소멸되고 패널티 금리가 적용되므로 만기까지 유지할 수 있는 금액을 설정하고 있는지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특판 상품에 과도한 금액을 예치해 중도해지하게 되는 경우 우대금리가 적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도해지 이율이 적용된다. 그러므로 병원비, 생활자금 등 중도 인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예비자금은 별도 예치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의 상품이해도를 높이고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장에서 판매되는 금융상품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업무를 강화하겠다”면서 “소비자를 보호하고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소비자 오인 우려 및 민원 다발 상품에 대해서는 상품설명서 등 안내자료 작성내실화 및 설명의무 충실화 등을 지속적으로 지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