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매일 오후 2시, 웃음을 책임지고 있는 방송이 있다. 바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다. 컬투쇼는 DJ 정찬우와 김태균의 콤비로 주고받는 화려한 입담, 그리고 청취자들의 기상천외한 레전드 사연으로 전국민에게 웃음폭탄을 전달하며 청취자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이를 통해 컬투쇼는 2006년 첫 방송부터 2017년까지 '동시간대 1위 청취율'은 물론 '대한민국 라디오 전체 1위 청취율'까지 기록하며 11년 연속 라디오 청취율 1위를 차지했다.

 

안타깝게도 2018년 정찬우가 공황장애로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그해부터 현재까지 김태균이 컬투쇼를 단독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김태균, 정찬우 콤비가 진행했던 컬투쇼에 비해 청취율이 낮아진 상태다.

 

김태균과 정찬우가 속한 개그 콤비 ‘컬투’는 올해로 데뷔 27년차를 맞았다. 그 중 김태균은 개그맨 시험을 보기 전 SBS 1기 탤런트 시험과 MBC 대학 가요제 예선에 떨어지는 등 힘든 시절을 보냈다. 이후 1994년 MBC 5기 공채 개그맨으로 합격해 정찬우, 정성한과 함께 개그 그룹 컬트삼총사를 꾸려 개그를 선보이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2002년 정성한이 팀에서 탈퇴하면서 팀 해체라는 어려움을 맞게 된다. 당시 이들은 컬트삼총사가 해체된 이유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지는 않아 궁금증을 더했다. 이후 컬투는 한 방송에 출연해 이를 해소시켜줬다. 방송에서 정찬우와 김태균은 정성한과 결별 이유에 대해 "서로 잘 안 맞았다"고 밝힌 바 있다.

 

컬트삼총사 해체 후 김태균은 정찬우와 개그 듀오 ‘컬투’를 결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컬투는 ‘그때그때 달라요’를 통해 도약의 기회를 맞이했다.

 

‘그때그때 달라요’는 2004년 10월 14일부터 2005년 4월 14일까지 방영한 SBS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코너 중 하나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탄 ‘미친소’ 정찬우가 해바라기 꽃을 머리에 달고 영어를 가르치면 조교 김태균은 미친소의 해석에 맞장구 치고, 마지막에 해석한 내용을 정리해준다. 이러한 행동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기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김태균은 2006년부터 컬투쇼 DJ를 맡아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는 방송에서 여자, 어린이 목소리흉내로 ‘사연을 살린다’는 평을 들으며 오랜 시간 청취자들의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서울예전(현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정식으로 연기를 배운 것이 사연을 살리는데 도움이 됐다.

 

이 능력은 지난 2019년 종영된 KBS2 예능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도 발휘됐다. 사연자의 고민을 읽어주고 조언해주는 이 프로그램에서 김태균이 감초 역할을 했다. 그는 고민 사연을 읽을 때면 평소 목소리로 읽어주는 것이 아닌 사연자의 성별과 나이에 따라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바꾸며 표현해냈다.

 

이후 김태균은 정찬우와 함께 2013년 그들의 이름을 건 교양 토크쇼 ’컬투의 베란다쇼’로 오랜만에 MBC로 복귀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컬투의 베란다쇼’는 정치, 사회, 연예, 스포츠 등 다방면의 이슈를 다루는 스튜디오 토크쇼로 이들은 진행 능력을 발휘했다.

 

한편 컬투쇼를 통해 웃음을 전달하고 있는 김태균은 지난 10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이제 그냥 즐기려고요’를 출간했다. 50대가 된 김태균이 아버지의 부재로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부터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30·40대를 지나오며 느낀 소회가 담겼다.

 

김태균이 앞으로도 꾸준한 방송으로 전 국민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는 ‘전 국민의 유산균’(김태균의 별명이자 컬투쇼에서 자신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