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알아요 이 밤이 흐르고 흐르면 누군가 나를 떠나 버려야 한다는 그 사실을 그 이유를 이제는 나도 알 수가 알 수가 있어요’ 이는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곡 ‘난 알아요’ 가사 중 일부다.

 

지난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은 데뷔곡 ‘난 알아요’로 대한민국 음악계를 발칵 뒤집었다. 당시 이들의 데뷔 무대를 본 전문가들은 낯선 음악에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대중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이 주는 새로움에 열광했고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문화대통령’으로 불렀다.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로 활동했던 양현석은 이태원에 있는 브레이크 댄스팀 ‘스파크’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프로 댄서의 길에 들어섰다. 스파크 안무 연습 도중 가수 박남정을 만나 1989년 ‘박남정과 친구들’을 결성, 댄서 겸 안무가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양현석은 서태지를 만나게 된다. 서태지는 당시 국내 음악시장에서 생소했던 랩을 접목시킨 댄스 음악을 만들었지만 이와 어울리는 안무와 백댄서가 필요했다. 서태지는 국내 최고의 춤꾼에게 춤을 배워보겠다는 생각으로 수소문 끝에 박남정의 댄서로 활약 중이던 양현석을 찾아냈다.

 

양현석은 서태지에게 “노래가 좋은데 혹시 백댄서도 필요 하지 않나요?” 라고 묻자 이에 서태지는 나도 때마침 댄서가 필요했다. 같이 해볼까요?”라고 되물었다. 이렇게 음악적 교감이 맞은 이 둘은 팀을 결성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이주노까지 영입하면서 ‘서태지와 아이들’이 탄생했다.

 

양현석은 1992년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로 정식 데뷔했지만 그룹의 리더 서태지가 1996년 1월 31일 “새로움에 대한 부담과 이에 따라 창작의 고통이 컸으며 화려할 때 미련없이 떠난다"는 말을 남기고 돌연 은퇴를 선언하면서 ‘서태지의 아이들’에서 흩어졌다.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후 양현석은 음반 기획자로 진로를 틀었다. 1996년 힙합 전문 음반 기획사인 현기획을 설립한 그는 킵식스를 론칭했으나 큰 반향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이후 지누션이 데뷔와 동시에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끌었고, 연이어 데뷔시킨 4인조 힙합그룹 원타임 또한 인기그룹으로 거듭났다.

 

지누션과 원타임의 연이은 성공 후 양현석은 기존의 소속사 이름을 YG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세븐, 렉시, 빅마마, 거미, 휘성 등 실력파 가수들을 다수 배출해 성공을 거듭했다. 이에 “비쥬얼 아이돌 가수 중심의 가요계에서 YG만의 색깔을 만들어 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2006년에는 실력파 아이돌그룹 빅뱅을 데뷔시키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후 탑 대마초 흡연, 대성 교통사고 사건, 승리 버닝썬 게이트, 전 아이콘 멤버인 비아이(B.I) 마약 범죄 등 YG 소속 연예인들이 굵직굵직한 사건을 일으키면서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결국 양현석은 비판적인 여론에 2019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 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다. 하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다. YG와 소속 연예인, 팬들에게 나로 인한 피해가 가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23년 간 인생 절반을 YG를 키우는데 모든 걸 바쳐왔다. 최고의 음악과 최고의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게 나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고 내가 팬들과 사회에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업무를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양현석은 지난해 12월 6일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 관련 2차 공판에서 비아이(B.I) 마약 수사 무마 의혹을 부인했다. 오는 3월, 3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앞으로 재판 과정이 어떻게 흘러갈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