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탈북민을 정치의 희생물로 만들지 말라”

남북함께국민연합 기자회견

박미나 기자(mina092@skyedaily.com)

기사입력 2022-01-10 18:00:06

▲ 남북함께국민연합(상임대표 김태산・이완영)은 새해 첫날 탈북인 월북 사태가 발생한 문제에 대해 10일 오후 통일부가 입주한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남북함께국민연합 제공] ⓒ스카이데일리

다음은 남북함께국민연합 성명서 전문이다.

탈북민을 더는 정치 희생물로 만들지 마라

2022년 1월 1일 강원도 고성지역에서 탈북인 월북 사건이 발생했다. 문재인 정권은 이를 한국 사회 정착의 부적응으로 규정하고, 월북 하루 만에 대공 용이점이 없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국가안보에 구멍이 뚫린 문제점을 은닉하고자 탈북민의 한국사회 정착 과정의 경제적 어려움을 부각시킨 현 정권의 꼼수이다.

특히 현 정부는 이번 월북사건을 자유시장경제체제에 적응 못한 탈북인 개인 탓으로 비하했다. 정부의 이런 오묘한 속임수에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일부 탈북민까지 동조하는 상황이다.

이런 반응이 나오는 원인 또한 현 정부가 지금까지 남북 관계를 우선시하며 탈북민을 외면해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성옥-김동진 모자 아사사건’을 비롯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탈북이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일들도 왕왕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탈북민의 경제적 어려움이나 정착의 부적응 문제가 아닌 대공 용의점이 분명한 사건이다. 월북자가 탈북 코스 그대로 월북했다는 것과 한국 정착 1년 만에 다시 북으로 아무 제재 없이 넘어갔다는 것은 탈북인들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다. 탈북인과 간첩은 철저히 다르다는 점을 명심하라.

생활고는 국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탈북민만의 일은 아니다. 이에 한국사회 부적응이라는 악의적 프레임을 씌워 탈북민 자체를 사회적 약자로 묘사하며 정부의 책임을 정책적 오류로만 전가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에 탈북인과 남한 출신 인권운동가들이 함께 만든 남북함께국민연합은 현 정부에 다음 사항을 강력히 촉구한다.

1. 정부는 탈북민을 사회 부적응자로 매도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착 30년을 맞는 탈북민은 실향민 1세대들처럼 한국 사회의 중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 이상 국민으로 하여금 탈북민을 사회 부적응자로 매도하는 행위를 조성하지 않길 바란다.

2. 정부는 국가안보 책임을 더 이상 탈북민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특히 정부는 탈북인의 월북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열악한 생활환경에 빗대어 대공 용이점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위를 중단하라.

3. 정부는 탈북민을 더는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탈북인 단체들의 전단지 살포 등 목적 활동을 정치적 이유로 막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4. 정부는 탈북민 정착을 탓하기 전에 이번 월북사건을 막지 못한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물어라. 국정원과 국방부에 책임이 있다. 탈북민을 위한다는 핑계로 피 같은 국민세금을 월급과 자신들이 허례허식에 쏟아 붓는 통일부와 산하 남북하나재단에 책임을 묻는다.

2019년 11월 만경창파를 헤치고 동해로 찾아온 20대의 두 청년을 포박에 안대까지 씌운 채 판문점으로 강제 북송한 문재인 정권은 진상을 소상히 밝히고 역사적 책임을 져라. 특히 북한의 눈치를 보며 탈북민을 눈엣가시마냥 여기며 탄압해온 현 정부는 그동안의 잘못을 인정하고 각성하라.

또한 중국 땅에서 인간 이하의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탈북 여성들에 대한 인권유린과 강제 북송 중단, 그리고 정치난민으로 대우할 것과 한국으로의 인도를 요구한다.

2022년 1월 10일

남/북/함/께/국/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