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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기업 자사주 4.5조 처분… 2년 새 3.3배 ‘급증’

윤승준 기자(sjy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2-01-12 15:40:07

▲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국내 기업들의 자사주 처분 규모(소각 포함)는 총 9조9485억원, 취득 규모는 총 11조7794억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기업 빌딩들의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처분 규모가 4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2년 새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주식소각’과 ‘보상’ 목적의 자사주 처분이 큰 폭으로 늘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주주와 임직원 챙기기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해 자사주 취득 규모는 주가가 회복하면서 감소로 돌아섰다.
 
‘ESG경영’ 일환… 주주가치 제고 용도로 활용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국내 기업들의 자사주 처분 규모(소각 포함)는 총 9조9485억원, 취득 규모는 총 11조7794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자사주 처분 규모는 2019년 1조3581억원에서 2020년 4조786억원, 지난해 4조5118억원으로 2년 새 232.2%나 급증됐다. 이는 국내 500대기업 상장사 중 자사주 처분·취득 현황을 공시한 129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작년까지 자사주 취득·처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자사주 처분 규모는 SK텔레콤이 2조1522억원으로 가장 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 ‘주주 가치 극대화’를 이유로 자사주 869만주 소각을 결정한 바 있다. 이어 네이버(7244억원), SK하이닉스(4885억원), 이마트(1500억원), 아모레퍼시픽(1439억원)도 지난해 자사주 처분 상위 기업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 기준으로도 SK텔레콤이 2조4522억원으로 처분 규모가 가장 많았다. 네이버(1조4225억원), 신한지주(7519억원), LG화학(6538억원), SK하이닉스(4885억원)는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사주 처분 규모가 최근 2년 새 크게 상승한 것은 기업들이 ESG 경영의 일환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대상 보상에 적극 나선 영향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자사주 소각은 유통 주식수를 줄여 주주들이 보유한 기존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는 등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자사주 처분 규모를 목적별로 보면 ‘주식소각’ 목적의 처분 규모는 2019년 8460억원에서 2020년 1조641억원, 지난해 2조3517억원으로 2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대규모 주식 소각을 진행한 SK텔레콤의 지난해 처분 규모가 1조9660억원으로 가장 컸다. 그 뒤는 현대모비스(1119억원), 네이버(869억원), 미래에셋증권(823억원), 금호석유화학(315억원) 순이었다. 최근 3년 기준으로도 SK텔레콤 주식소각 규모가 1조9660억원으로 가장 컸다. 현대모비스(4260억원), 두산중공업(4158억원), 삼성물산(3139억원), 기업은행(224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직원들에 대한 ‘보상’을 목적으로 한 처분 규모도 2019년 1552억원, 2020년 2467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조1016억원으로 2년 만에 7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4885억원), SK텔레콤(1862억원), SK이노베이션(1121억원) 등 SK그룹 계열사와 현대자동차(650억원), 기아(371억원), 현대모비스(102억원)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임직원에 대한 자사주 지급·처분 영향이 크게 반영됐다.
 
이밖에 ‘사업제휴’를 위한 자사주 처분 규모는 6002억원, ‘인수합병대가’는 3320억원, ‘교환청구’는 589억원, ‘재원확보’는 47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자사주 취득 규모는 2019년 3조6664억원에서 2020년 4조7699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작년에는 3조3431억원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하락하자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취득에 나서며 2020년 취득 규모가 증가했지만 이후 주가가 다시 회복되면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취득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현대모비스로 4286억원이었다. 이어 KT&G(3483억원), 미래에셋생명(3142억원), 현대자동차(3053억원), 메리츠화재(2632억원), 메리츠증권(2528억원) 순이었다. 최근 3년 기준으로는 자사주를 매년 3000억원 이상 취득해 온 현대자동차가 총 1조662억원으로 가장 컸고 포스코(1조원), 현대모비스(9859억원), SK(9059억원), 신한지주(5941억원)가 뒤를 이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수급적인 측면에서 시장에 새로운 매수주체가 나타난다는 점과 자기주식 취득에 따른 유통주식수 하락이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주가 상승은 주주들에게 자본이득을 얻을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은 주주환원 효과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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