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1일 오전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직후, 미국 서부 해안 일부 공항에서 항공기 이륙 정지 명령이 내려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이 내놓은 북한 미사일 발사 경보에 따라 일부 항공기에 일시적 비행 금지령이 떨어졌다.

 

미 당국자는 이같이 밝히면서 이 금지령은 미국 전역에 내려진 것이 아니며 일부 지역의 항공 통제를 용이하기 위해 내려진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미국에 위협이 가해질 가능성에 대해 “NORAD 본부에서 ‘경고’가 내려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예방적 조치 차원에서 10일 밤 서부 해안 일부 공항에서의 이륙을 일시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조치는 15분 이하로 유지됐다”면서 “FAA는 정기적으로 예방적 조치를 취한다”고 전했다. FAA는 또 “이번 그라운드스톱(비행정지) 관련 과정을 검토 중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AP 등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등 자국 서부 해안 일대 일부 공항에서 10일 낮 2시30분 무렵 5~7분간 이륙 정지령이 발동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 시간으로는 11일 7시30분 무렵으로, 이는 북한 발사 직후다.

 

NORAD 대변인은 북한 발사에 따른 통상적 조치가 이뤄졌다면서, 미사일 발사가 감지된 후 미국 대륙에 위협이 될 것인지를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CNN은 주한미군이 성명에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미국과 한국 영토나 군대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음에도 (본토에) 비행정지 명령이 내려진 이유가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한편, 백악관은 5일에 이어 엿새만에 거듭 진행된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를 비난하며 추가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기내 브리핑에서 북한 발사 관련 질문에 “추가 도발을 삼가고 일관된 외교 수행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동맹·파트너국가와 이 문제에 관해 긴밀히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북한의 이번 도발이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발사를 두고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의 불안정한 영향을 보여준다”고 말하며 “이번 일은 우리 또는 동맹의 영토·시민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이크 터너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FAA가 이륙 금지령을 내린 것에 대해 미국 영토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는 당국의 평가를 반박했다.

  

터너 의원은 “북한이 미국, 하와이, 서부 해안은 물론 동부 해안까지 즉각적인 위협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무기, 극초음속미사일 역량을 거론하며 “그들(북한)이 우리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