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사회책임투자(SRI)채권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개설한 지 3년 만에 상장잔액 160조원에 육박했고 상장종목도 1000개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SRI 투자 바람’은 거셌다. 민간기업들이 발행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87조원이 시장에 들어왔다. 또한 200여개의 SRI채권이 최초로 도래한 사후보고의무를 100% 준수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며 질적 성장도 함께 달성했다.

 

17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SRI채권시장 주요 성과 및 특징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SRI채권 상장잔액은 159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4.4%나 급증했다. 2018년 말 1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규모를 비교하면 3년 사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상장종목은 1149개로 전년(546개)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상장법인 역시 33사에서 175사로 4.3배 성장했다.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채권은 조달자금이 환경 또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하는 사업에 사용되는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을 말한다.

 

지난해 SRI채권 신규상장금액은 86조8000억원(664종목)을 달성했다.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종류별로 균형 있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회적채권이 61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녹색채권(12조5000억원), 지속가능채권(12조5000억원)등도 10조원을 넘어섰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신규 상장법인도 165사로 전년 대비 5.6배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공공보다는 민간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민간기업 참여사는 113개로 전년 대비 564.7%(96사) 증가했다. 8사에서 52사로 늘어난 공공기관보다 컸다. 상장법인이 다양화되는 질적 성장세를 시현했다.

 

신규 상장된 SRI채권은 단기물 중심으로 발행됐다. 3년 이하 채권이 42.1%(금액 기준)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전년(38.6%)보다도 3.5%p 늘었다. 반면 중·장기채권인 3년~5년 채권과 5년~10년 채권은 각각 26.7%, 17.3%를 각각 차지했다. 2020년과 비교해 각각 3.4%p, 5.6%p 줄었다.

 

지난해 신규 상장된 SRI채권의 신용등급은 AA이상인 종목이 90%를 상회할 정도로 대부분 신용도가 우수했다. 종류별로 녹색채권은 AA등급(6조6000억원), 사회적채권은 AAA등급( 56조1000억원), 지속가능채권은 AA등급(9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를 통해 그린워싱 우려를 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도 시행(2020년 6월) 이후 최초로 점검하는 사후보고로서 대상 SRI채권 200종목은 100% 의무를 이행했다. 199종목이 조달자금을 전액 조기 사용하는 등 집행실적이 매우 우수했다. 사후보고 대상 SRI채권의 조달자금은 29조원으로 조달목적에 적합하게 환경·사회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사용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SRI채권시장이 초기시장이고 성장단계인 점을 감안해 시장의 의견을 수용하고 글로벌 추세에 맞춰 SRI채권시장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