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해 다음달 4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베이징의 한 업무용 건물에 근무하는 직원 한 명이 15일 오미크론 감염자로 확인되자 다음날 방역 당국은 건물을 봉쇄했다. 봉쇄 당시 건물 내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안에 갇히게 됐다. CNN은 봉쇄 기간이 며칠 계속될 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베이징 당국은 오미크론 감염자가 최근 14일 내 베이징을 벗어나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베이징에 확산돼 있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확진자와 함께 거주하는 2명은 검사 결과 음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에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11월 2일 이후 75일 만이다. 앞서 한 주 전에는 베이징에서 고속철도로 30분 거리에 있는 톈진에서 오미크론이 발생해 당국은 비상체제에 들어갔으며 수 백 마일 떨어진 두 군데의 도시에 이미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전략을 추구하고 있어 집단 코로나 검사, 봉쇄, 해외입국자들에 대한 장기간 격리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오미크론 감염자의 발생 소식은 중국으로서는 ‘최악의 타이밍’이라고 CNN은 전했다. 세계 각국에서 수 천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중국 당국은 국내및 해외 유입 사례를 철저히 단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2200만명의 대도시 베이징에서 확진자가 1명 발생하자 당국은 방역의 강도를 더 높였다. 가차없는 봉쇄로 사무실 건물에 사람들을 가두는가 하면 접촉자 범위를 확대한 추적 검사와 감염 위험 지역에 대한 강도 높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당국은 감염자로 확인된 여성의 지난 2주간 행적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지하철역, 공중목욕탕, 수퍼마켓, 백화점 등 리스트에 오른 장소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전부 검사대상자로 지정됐다. 국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현지까지 약 1만3000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곳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확진자 발생 지역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주거 단지 역시 봉쇄됐다. 아파트 주위에는 차단벽이 설치돼 있어 주민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단지 내에는 특별 허가를 받은 쓰레기 수거팀 외에는 들어갈 수가 없어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아파트 주변의 가게들도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베이징 시 당국은 인접한 톈진시에서 확진자가 늘자 약 10만명에 이르는 톈진∼베이징 간 출퇴근자들의 베이징 진입을 금지했다. 또 확진자 발생 지역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항공기 노선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중국 방역 당국이 이처럼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베이징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경우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 공산당 당대회를 통해 장기집권을 완성하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올림픽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