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열풍으로 지난해 외화증권의 보관·결제 금액이 각각 1000억달러, 4900달러를 뛰어 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투자처는 주식이었고 주 무대는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을 보유한 미국이었다. 국내 투자자들 10명 중 9명가량이 다른 나라 주식을 제쳐두고 미국 주식을 보관 및 결제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예탁결제원을 통한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005억9000만달러(약 120조원)로 집계됐다. 전년(722억2000만달러)보다 39.3% 늘어나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화주식은 779억1000만달러(약 93조원)로 전년 말(470억8000만달러) 대비 65.5%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44억5000만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439.2% 늘었다. 반면 외화채권은 전년 말(251억4000만달러) 대비 9.8% 감소한 226억8000만달러(약 27조원)를 기록했다. 2019년(291억7000만달러)과 비교해선 22.2% 줄었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미국의 전체 보관금액이 690억2000만달러(약 82조원)로 가장 많았고 비중도 68.6%를 차지했다. 이어 유로시장(212억4000만달러), 홍콩(31억달러), 일본(27억3000만달러), 중국(24억1000만달러) 순이었다. 이들 5개국의 보관금액을 합친 비중은 무려 97.9%였다.

 

주식만 놓고 보면 미국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미국의 전체 외화주식 보관규모는 677억8000만달러로 전체 87.0%를 차지했다. 금액도 전년(373억4000만달러)과 비교해 무려 81.5% 늘어났다. 홍콩(31억달러), 중국(29억3000만달러), 일본(26억달러), 베트남(4억70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외화주식 보관금액 상위종목은 모두 미국 주식이 차지했다.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순이다. 대부분 나스닥 대형주, 지수 추종 ETF(상장지수펀드) 등으로 구성됐다. 보관금액 상위 10개 종목에 해당하는 미국 주식의 보관금액은 346억달러(약 41조원)로 전체 외화주식 보관금액(779억1000만달러)의 44.4%를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4907억1000만달러(약 584조원)로 전년(3233억9000만달러) 대비 51.7% 증가했다. 주식은 늘고 채권은 줄었다. 외화주식은 3984억7000만달러(약 474조원)로 전년(1983억2000만달러) 대비 100.9% 급증한 반면 외화채권은 922억4000만달러(약 110조원)로 전년(1250억7000만달러) 대비 26.2% 감소했다.

 

해외시장별 결제금액을 살펴보면 미국의 전체 결제금액이 3815억7000만달러(약 454조원)로 77.8%를 차지했다. 상위 5개 시장(미국·유로·홍콩·중국·일본) 전체 결제금액은 전체 99.3%인 4871억8000만달러(약 580조원)로 드러났다.

 

외화주식의 경우 미국이 전체 외화주식 결제규모의 92.9%를 차지했다. 1년 간 1781억5000만달러에서 3700억5000만달러(441조원)로 107.7% 늘어났다. 외화주식 결제금액 상위종목은 테슬라, 애플,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등 순이다. 상위 10개 종목 모두 미국 주식이다. 나스닥 대형주와 레버리지 ETF 등이 결제금액 상위종목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예탁결제원을 통한 주식결제대금 총액은 51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해 22.6% 증가한 수준이다. 일평균으로는 2조1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장내 주식시장 결제대금은 235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7% 증가했고 주식 기관투자자 결제대금(장외 주식기관결제대금)은 전년 대비 21.0% 늘어난 27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장내주식시장결제는 거래소 회원인 증권회사 간 증권 및 대금의 결제다. 주식기관투자자결제는 장내 주식시장에서의 위탁매매 시 기관고객(수탁은행, 보관기관, 은행, 보험회사 등)과 증권회사(거래소 회원) 간의 증권 및 대금의 결제다.

 

주식결제대금은 주식거래대금(1경712조원)의 4.8%에 불과했다. 증권결제서비스를 통한 대금의 차감효과는 1경200조원(차감률 95.2%)에 이르렀다.

 

결제대금 차감은 회원별로 총매도금액(수령 포지션)에서 총매수금액(납부 포지션)을 차감해 계산된 포지션(수령 또는 납부)의 금액만 최종적인 결제대금으로 산정하는 것이다. 시장 참가자 간 결제대금의 인수도 건수 및 규모를 축소함으로써 증권결제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결제 관련 비용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시장별로 장내 주식시장 결제의 차감효과는 7351조3000억원(차감률 96.9%), 주식 기관투자자결제의 차감효과는 2848.9조원(차감률 91.2%)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