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발을 들여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경고를 보내면서도 “러시아의 행위가 ‘작은 침입(minor incursion)’이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싸우게 된다면 그건 다른 문제”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만일 그들이 국경에 집결한 군대를 동원해 할 수 있는 일을 실제로 벌인다면 이는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문에서 ‘작은 침입’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달라는 말에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군대가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병사를 살해하는 것”과 구분 짓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거기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선에서 어느 정도 연합을 할 것인지는 그(푸틴)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또한 “나토의 회원국 모두가 같은 입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나토 회원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나토 회원국들 사이의 분열 양상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솔직한 답변이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를 경악케 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당국자는 CNN에 “바이든 대통령이 ‘침입(incursion)’과 ‘침공(invasion)’을 구분하려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 당국자는 또 러시아가 ‘작은 침입’을 감행할 경우엔 미국이 내놓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발동하지 않은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는 푸틴에게 마음대로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라는 ‘그린 라이트’ 신호를 준 것이다”고 비난했다. 그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정부 역시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동맹과 파트너국가는 러시아와 그 경제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도록 하고 상당한 피해를 줄 준비가 됐다”고 했다.

 

러시아에 대한 대응 조치 중 하나로 러시아 은행의 달러 사용 제한 등 금융 제재가 예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혹한 경제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들(러시아)의 은행은 달러를 다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을 향해 “그는 내가 부과하기로 약속한 종류의 제재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해 역대급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걸 암시하기도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대통령에게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어떠한 군사적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침공의 개시로서 미국과 동맹의 신속하고 엄중하며 연합된 대응을 맞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오랜 경험을 통해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과 준 군사적 전략을 포함한 다양한 공격을 시도할 것을 알고 있다”면서 “오늘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한 러시아의 공격은 단호하고 상호적이며 연합된 대응을 맞게 될 것이라는 걸 확고히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