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실시한 국민연금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한 기업경영 간섭이 국민의 노후보장에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47.8%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41.7%였다.

 

최근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인을 대상으로 대표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에 부담을 느끼는 국민이 더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경련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민연금 가입자 800명을 대상으로 국민연금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6일 밝혔다. 여기서 대표소송은 회사의 이사가 법·정관 위반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 국민연금과 같은 주주가 해당 이사에게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최근 국내기업 20여곳에 주주대표소송 관련 서한을 발송했다. 올해 중 최종 2∼3곳에 소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경련은 응답자들이 △국민연금 기금은 ‘국민의 노후보장’(85.3%)을 위해 운용돼야 하며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는 이러한 노후보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47.8%)고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이 정부의 기업 통제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엔 67.6%가 동의했다. 국민연금의 최우선 과제는 ‘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전문성 강화’(44.4%)가 지목됐다.

 

이어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이라고 보는가’란 질문에 ‘국민의 노후보장’(85.3%)이란 답변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증시 및 경기 부양’(3.3%), ‘기업에 대한 경영 간섭’(3.9%)이란 응답은 소수에 그쳤다. 최근 국민연금 고갈 이슈가 제기되면서 연금 가입자들이 국민연금 존재 이유인 국민의 노후보장에 더욱 충실할 것을 원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의 미션은 “지속가능한 연금과 복지서비스로 국민의 생활 안정과 행복한 삶에 기여”다.

 

이 밖에 ‘국민연금이 정부의 기업 통제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에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국민의 67.6%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9.6%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기업경영 개입에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의견 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국민연금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국민연금 가입자들은 ‘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전문성 강화’(44.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정부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18.5%),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혁’(14.6%)이 그 뒤를 이었고 ‘기업에 대한 경영 간섭 강화’는 5.6%에 불과했다. 현 시점에서 국민연금이 주력해야 할 부분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아닌 연금고갈 방지 노력으로 지목한 셈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국민연금에 기대하는 것은 수익률 제고를 통한 연금의 지속가능성이며, 주주권 행사 강화는 이러한 기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주대표소송은 재고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