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구매 입찰 과정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 들러리, 투찰가격 등을 합의하고 실행한 교복대리점 12곳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담합행위의 정도가 심한 대리점 2곳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나머지 10개 대리점에는 경고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서울·경기 지역 11개 중·고등학교가 2016년 8월~2020년 9월에 각각 실시한 12건의 교복(동·하복) 구매 입찰에서 낙찰예정자 및 투찰가격 등을 담합한 12개 교복 대리점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공정위는 해당 교복 대리점에 대해 시정명령·경고와 함께 위반행위가 심한 2개 대리점에 과징금 총 7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착한학생복, 스쿨룩스 구리점 등 12개 교복 대리점은 남양주다산중학교 등 11개 중·고등학교가 실시한 12건의 교복 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 들러리 및 투찰가격 등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이들은 각 학교 교복 구매 입찰을 낙찰받기 위해 친분이 있는 주변 대리점들과 전화, 문자메시지, 합의서 등을 통해 투찰가격을 주고받으며 담합을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12건의 서울·경기 중·고등학교 교복 구매 입찰에 참여했고 그중 10건을 낙찰받았다.

 

구체적으로 덕소고등학교 입찰에서 옥스퍼드학생복은 교복 디자인이 변경돼 재고 처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8개 교복 대리점은 옥스포드학생복이 낙찰받는 대가로 재고 원단 등을 저렴하게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남양주다산중학교 입찰에서는 착한학생복 구리점과 이엠씨학생복이 낙찰이 유력하다고 판단한 제3자의 낙찰을 방지하기 위해 입찰을 유찰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입찰 참가를 취소하는 등의 담합 행위가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복은 학교마다 디자인 및 색상 등에 큰 차이가 있으며 재고 판매의 용이성 및 원단의 재활용 가능성에 따라 교복 대리점들의 입찰 참가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교복 구매 입찰은 교복 디자인이 특이해 재고 판매 또는 원단의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 해당 입찰에 참가하는 사업자가 매우 제한돼 유찰되기 쉬운 특성을 가진다.

 

교복 대리점은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운영을 해 주변의 대리점들과 친분이 있고 거래하던 학교와 꾸준히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특성이 있어 자신이 관심을 두지 않은 학교의 입찰을 양보하는 대신 추후 다른 입찰에서 협조를 기대하는 상황이 조성됐다.

 

공정위는 해당 담합행위가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제8호(입찰 담합)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담합행위의 정도가 심한 착한학생복 구리점에 과징금 400만원, 이엠씨학생복에 과징금 300만원을 시정명령과 함께 부과하고 나머지 영세 사업자인 10개 교복 대리점에는 각각 경고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정위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담합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감시하고 담합 징후가 발견될 경우 엄중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