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성고를 나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시절인 1974년 MBC 공채탤런트 6기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초 MBC 드라마 ‘강남가족’에서 야구선수 아들 역, 드라마 ‘복녀’에서 남편 역 등 조연을 맡다가 군 복무 후 연세대 대학원에서 언론홍보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1980년부터 ‘전원일기’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 ‘전원일기’는 2002년까지 22년 동안 무려 1088회가 방영된 ‘국내 최장수 드라마’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전원일기'를 통해 인기 배우로 거듭난 뒤 ‘한강’ ‘야망의 세월’ ‘화려한 휴가’ ‘새야 새야 파랑새야’ ‘임꺽정’ 등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또 1995년 ‘극단유’, 1999년에는 ‘유시어터’를 각각 창단하며 연극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1997년부터는 교육자로 변신해 모교인 중앙대 연극영화과에서 교수로서 예술계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

 

1997년 환경운동연합 상임집행위원, 2000년 환경부 홍보사절, 2002년 산림청 산림홍보대사 등을 지내며 환경운동에도 남다른 열의를 보였다.

 

연기 외 분야에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유 전 장관의 드라마 출연은 자연스럽게 빈도가 줄기 시작했다. 2004년 SBS ‘소풍가는 여자’가 마지막 출연이었다.

 

유 전 장관은 2004년 서울시가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 행복한 문화도시 서울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출범시킨 문화예술단체 ‘서울문화재단’의 초대 이사장에 오르며 인생 제2의 막을 열었다.

 

서울문화재단의 이사장이 된 요인은 1989년부터 약 1년간 방영된 드라마 ‘야망의 세월’ 출연 영향이 컸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현대건설 시절을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 ‘박형섭’ 역을 연기했다.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캐릭터의 실존 인물인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다. 이를 계기로 이 전 대통령과 유 전 장관은 서로 친분을 쌓고, 공직을 맡게 됐다.

 

이후 유 전 장관은 2007년 이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이명박대통령선거후보 문화예술정책위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또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위원회 상근자문위원’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치며 이 전 대통령을 물심양면 도왔다.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임기 시작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리에 올랐으나 각종 구설수에 휘말렸다.

 

문화체육부가 집행한 사업 중 일부 중복 투자하는 등 장관 전횡이 심하다는 지적과 국고 960억원가량이 불투명하게 집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2008년 10월 국정감사에서는 기자들에게 손가락질과 욕설을 퍼부어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당시 욕설 장면은 카메라에 녹화돼 논란이 일었고 이에 곧바로 브리핑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1990년 문화공보부에서 문화체육부로 이름을 바꾼 이후 ‘최장수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유 전 장관은 2011년 3월 퇴임했다. 물러난 후에도 대통령실 문화특별보좌관, 예술의전당 이사장 등을 맡으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공직에서 떠난 후 2015년 연극 '페리클레스'로 10년 만에 대극장 무대에 올랐으며 아들인 연극배우 남윤호 씨(본명 유대식)와 주인공 페리클레스 역을 나눠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유 전 장관은 지난달 15일 서울문화재단과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특별공로상’을 수상했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유 전 장관이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사재 기부금으로 문화예술에 지원한 선행을 알리기 위해 서울시민과 문화예술계 그리고 서울문화재단 임직원의 마음을 담아 ‘특별공로상’을 드리게 됐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