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의 공식명칭은 한국산업은행으로 1953년 제정된 한국산업은행법을 기초로 1954년 설립됐다. 산업 개발 및 육성, 사회기반시설 확충, 지역개발, 금융 시장 안정,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필요한 자금 공급 및 관리 등을 통한 금융 산업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이 설립 목적이다.

 

이후 2008년 수립된 민영화 방침에 따라 2009년 산은금융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2015년 1월에는 산은금융지주, 한국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하면서 기타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됐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1953년 경상북도 안동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을 시작으로 1997년 금융개혁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쳐 국민의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대통령자문위원회 정책기획위원 등을 지냈다.

 

이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낸 뒤 2007년 한국금융연구원장에 선임됐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정부가 출범한 이듬해 1월 금융연구원장 임기 도중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당시 이 회장은 이명박정부가 추진 중이던 은산분리 완화, 자본시장통합법 건설사 지원대책 등의 정책에 강하게 비판을 해 정부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연구원을 떠난 이 회장은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객원교수와 동국대 경영대학 초빙교수로 활동하다 2017년 9월 KDB산업은행 회장에 선임됐다.

 

당시 그의 선임은 ‘낙하산’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제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가계부채, 재벌개혁 등 경제·금융정책에 참여하는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한 이력이 있어서다.

 

우여곡절 끝에 KDB산업은행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산업은행의 역할인 산업계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는 등 여러 기업의 구조조정을 이끈 성과를 냈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단기간에 구조조정에 성공하며 23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졸업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유럽연합(EU)이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시장에서 독점을 우려해 현대중공업의 조선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됐다. 또한 쌍용차 매각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거듭하는 등 구조조정 책임론도 일었다.

 

여러 논란도 있었다. 대기업 대출 특혜와 대기업이 아닌 곳에 대출해줄 때는 은행법도 무시한 채 과도한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등 일종의 갑질 논란 등이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2020년 9월 제39대 KDB산업은행 회장으로 재연임에 성공했다. 기업 유동성 지원에 산업은행의 역할이 중요해진 데다 그동안 주도해온 기업 구조조정의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해 정부는 연임을 선택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이동걸 회장은 윤석열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위원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2017년 취임 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하면서 임기가 약 1년 5개월 정도 남았으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용퇴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공공기관장 인선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산업은행은 은행인 동시에 정부 정책을 금융 부문서 지원하는 기관"이라며 “정부와 정책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회장직을 수행하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거듭 반대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