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희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덕천초·장평중·부경고를 거쳐 홍익대를 졸업했다. 2011년 프로축구 대구FC에 입단한 뒤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시기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참가하면서부터다.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한국 대표팀은 3,4위 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단 4분만 뛰고도 동메달 획득과 병역 특례를 받았다. 이때 ‘4분 전역’이라는 호칭을 얻으면서 큰 화제가 됐다.

 

김기희의 병역 특례는 소속 팀 대구FC에도 행운이나 다름없었다. 카타르 리그팀의 알 사일리야SC가 올림픽 대표팀 출신 선수라는 점을 눈여겨 보고 6개월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이적료는 10억원으로 대구FC는 재정적인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김기희는 병역 특례를 받은 뒤 이듬해인 2013년 전북 현대 모터스로 이적해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이후 2014 시즌에는 김상식(현 전북 현대 감독)이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하면서 대신 4번을 달았다.

 

중앙 수비수로 완전히 자리잡은 김기희는 빠른 스피드의 수비로 2014 시즌 전북 현대의 최소 실점에 큰 기여하며 전북의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 2연패를 이끌었고 2015년에는 K리그1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다.

 

전북 현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던 2016년, 이적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해 2월 중국의 상하이 선화는 전북 현대에 이적료 600만달러(약 74억원)를 지불하고 김기희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이적료는  K리그 역대 최고액이었다.

 

상하이로 이적한 김기희는 “시즌을 준비하는 중요한 순간에 팀을 떠나게 되어 선수단과 구단 그리고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부족한 저에게 언제나 큰 사랑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항상 응원 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상하이 선화 유니폼을 입은 뒤 거스 포옛 감독의 지도를 받았지만 2017 시즌에는 개막후 한 달이 넘도록 출전을 못했다.

 

많은 시간을 뛰지 못한 김기희는 이적을 추진했고 2018년 미국 프로무대인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시애틀 사운더스 FC에 입성했다.

 

이로서 홍명보(LA갤럭시)와 이영표(벤쿠버 화이트 캡스)에 이어 세 번째로 MLS 무대를 밟은 한국 대표팀 출신 선수가 됐다.

 

시애틀은 2009년 MLS에 입성한 후 줄곧 리그 최고의 인기 팀으로 군림한 팀이다. 당시 시애틀 사운더스 FC를 이끌던 브라이언 슈메처 감독은 구단과 인터뷰에서 "김기희는 경험이 많은 선수"라며 "팀 수비에 큰 힘을 불어넣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여러 팀에서 활약한 김기희는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도 붙었다. 2014년부터 몸 담은 모든 클럽팀에서 우승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2014년과 2015년 전북 현대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2017년 상하이 선화에서 중국 FA컵, 2019년 MLS 시애틀 사운더스에서도 우승컵을 들었다. 특히 2019년의 MLS 제패는 한국인 첫 우승으로 의미를 더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최강희 감독 시절인 2012년 10월 호주와 A매치 경기에서 대표팀 수비수로 데뷔한 그는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도 한국이 치른 10경기 중 6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주전선수로 활약했다.

 

2019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김기희는 중국 복귀를 추진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무산되자 국내 무대로 눈을 돌렸고, 2020년 2월 울산 현대로 이적했다.

 

김기희는 왼쪽 무릎 부상으로 지난 3월부터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재활에 성공해 K리그1 승점 1위를 달리는 울산 현대에 힘을 불어 넣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