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태는 11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다. 미스코리아 출신인 어머니와 단 둘이 단칸방에서 살며 어린 나이에 신문 배달까지 했다.

 

대학생 때도 단국대 연극영화과 재학 시절 자취를 할 수 없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개그맨 김준호의 집에 함께 살기도 했다.

 

1993년 현대무용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무용가의 재능을 보였던 유지태는 대학 2학년 때 허리 부상으로 무용을 그만두고 패션모델로 데뷔했다.

 

1997년 ‘모델센터 남자 신인모델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모델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는 모델보다는 영화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결국 이듬해 1998년 영화 ‘바이 준’에서 민도기 역을 맡아 영화계에 입문했다. 1999년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으로 ‘유지태’라는 이름 석 자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이후 2000년 한국 멜로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동감’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2001년에는 ‘봄날은 간다’에 출연하면서 ‘멜로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 영화는 많은 명대사를 남긴 것으로 유명한데 그중 유지태의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대사는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멜로 장르에 최적화된 연기를 선보이며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이은 화제작은 2003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였다. 극중 유지태가 맡은 이우진 역은 1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상적인 악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박 감독은 그에게 선악을 오가는 눈빛이 있다고 극찬했다.

 

이후 ‘야수’ ‘황진이’ ‘심야의 FM’ ‘스플릿’ ‘꾼’ ‘사바하’ ‘돈’ 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이어갔다.

 

2019년에는 자연과 시간의 결이 깃든 건축을 선물했던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본명 유동룡)의 삶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이타미 준의 바다’에서 내레이션을 맡았다. 인간미 담은 진정한 목소리로, 마치 이타미 준의 마음소리를 직접 듣는 듯한 강력한 전달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2월에도 내레이션을 이어갔다. 당시 방영한 MBC 다큐멘터리 '오늘의 코로나는'에서 코로나19 상황 속 흔들림 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목소리에 담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배우, 내레이션 외에도 영화감독에 도전했다. 2003년 단편 영화 ‘자전거 소년’으로 메가폰을 처음 잡고 부산아시아 단편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2005년에는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를 연출해 부산아시아 단편영화제 후지 필름상, 2008년 ‘나도 모르게’로 쇼트 쇼츠 영화제 예술공로상, 2013년 장편 영화 ‘마이 라띠마’로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등을 수상하며 감독의 역량까지 인정받았다.

 

이후 2020년 tvN 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에서 한재현 역으로 이보영(윤지수 역)과 멜로 연기로 다시 한번 선보이며 ‘멜로 장인’임을 입증한 유지태는 2011년 배우 김효진과 5년여의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이 둘은 광고 촬영 때 처음 만나 결실을 맺었다고 알려진다. 이 부부는 결혼식에서 받은 축의금을 미얀마의 학교 설립 기금으로 기부했으며 1주년 결혼기념일에는 함께 미얀마로 봉사활동을 간 사실이 알려져 대중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겼다.

 

한편 유지태가 넷플릭스에서 24일 공개되는 새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으로 돌아와 색다른 변신을 시도한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2017년 공개된 스페인판 ‘종이의 집’ 시리즈의 한국판 리메이크 작품이다.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교수’라 불리는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강도극을 그린다.

 

극 중 유지태는 단일 강도 역사상 최고액을 노리는 기상천외한 범죄를 계획한 교수를 맡는다. 그가 계획한 사상 최대의 인질 강도극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