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러시아 제재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중국·인도를 비롯한 신흥경제국 ‘브릭스(BRICS)’와 경제적 유대를 강화할 뜻을 비쳤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가 믿을 만한 국제 파트너들과 통상 루트를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경제적 유대를 끊으려는 서방에 대응해 브라질·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 국가들과 경제적 활로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브릭스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국을 통칭하는 용어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자들에게 보내는 화상 개막 연설에서 “러시아는 무역 흐름과 대외 경제 접촉을 신뢰할 수 있는 국제 파트너, 특히 브릭스 국가들로 전환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브릭스 국가들 간 교역량은 올해 1~3월 사이에 38% 증가해 450억달러에 이른다고 푸틴은 밝혔다.

 

그는 “러시아 기업들과 브릭스 국가 기업들 간의 접촉이 강화됐다”면서 “예를 들어 러시아에 인도 체인점을 열고 중국 자동차·설비·하드웨어의 러시아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는 중국·인도로 석유 수출을 늘리고 있는데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중국의 러시아 원유 수입은 올해 5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전에는 중국의 주 원유 수입국은 사우디아라비아였으나 러시아가 이를 따돌리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금융기관들 간 소통을 위한 러시아 시스템이 브릭스 5개국 은행을 연결하도록 개설돼 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는 달러나 유로 통화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거래 방식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브릭스 파트너들과 함께 우리는 국제적 결제를 위한 믿을 만한 대안적 메카니즘을 개발 중이다”고 밝혔다.

 

푸틴은 이날 연설에서 서방이 자유무역과 같은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 규모로 기업의 이윤을 침해하며 결과적으로 모든 국가 국민의 안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브릭스 정상회의는 23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린다. 푸틴 대통령은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명령을 내린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국제 포럼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강화됐고 이로써 러시아가 경제적인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러시아는 원유 수출로 계속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5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은 늘어나서 2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