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무역협회(무협)에 따르면 국내 1301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 결과 올해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94.4로, 수출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지난 2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기업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출 여건이 전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면 100을 넘고, 지수가 100을 밑돌면 향후 수출여건이 지금보다 악화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EBSI는 코로나19에도 2020년 3분기(102.1) 이후 올해 1분기까지 기준선(100) 아래로 내려온 적이 없었으나 러·우 전쟁이 터진 직후인 올해 2분기 전망에서 96.1로 내려앉았다. 이어 3분기 전망까지 악화되면서 최근 2분기 연속 악화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자동차부품(61.4), 플라스틱·고무제품(68.4), 철강·비철금속(74.2) 등 11개 품목의 지수가 100을 밑돌았다.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자동차 및 부품업계는 대부분 항목에서 수출여건 악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수출상품 제조원가(54.1) 및 수출국 경기(64.5) 상황이 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무협은 “러·우 전쟁이 장기화된 탓에 유가가 치솟는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미국도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 놓는 등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 따른 악화 전망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선박(149.3), 반도체(114.3), 화학공업제품(111.3) 등은 지수가 100을 훌쩍 넘으며 3분기에는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업의 견조한 수주 흐름과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의료·정밀·과학기기(102.4), 전기·전자제품(99.7) 등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기업들은 수출여건을 평가하는 10개 세부항목 중에서 7개 항목에서 악화될 거라는 전망을 냈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 3개 항목도 개선 폭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상품 제조원가(69.1), 국제수급상황(70.4) 등을 중심으로 수출환경이 전 분기 대비 상황이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계약(105.6), 수출 상담(102.8), 설비 가동률(102.2) 등의 항목은 최근 흐름과 비슷하게 이어지거나 소폭 개선될 것으로 무협은 전망했다.

 

수출업계에서는 원가 압박의 부담이 가장 큰 애로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협에 따르면 3분기 수출 애로요인을 묻는 항목에서 응답 기업들은 원재료 가격상승’(84.9%), ‘물류비 상승’(74.4%) 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뿐만 아니라 ‘환율 변동성 확대’(32.7%) 애로가 전 분기(22.5%) 대비 10%p 이상 크게 증가하면서 우리 수출기업들에게 추가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민우 무협 수석연구원은 “전 세계에 걸친 물가 상승,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을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제조원가 인상을 수출단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상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원부자재 선제 확보 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