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저개발 국가 인프라 구축을 위한 6000억달러(약 778조원) 규모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带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BBC는 전했다.

 

26일(현지시간) BBC·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G7 정상들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민·관 합동 6000억달러 규모를 저개발 국가 기반 시설 프로젝트에 투자할 것을 결의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이날부터 사흘간 독일 바이에른주 알프스 엘마우성에서 진행된다.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PGII)’으로 명명된 이 계획은 지난해 6월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처음 공개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G7이 추진하는 PGII 사업은 ‘원조나 자선’의 성격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이 계획으로 모든 이들에게 보상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은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한 경제권 구상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서아시아·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을 잇는 육로 및 해상 경제·문화 사업이다. 수 조 달러 규모의 이 사업은 중국의 원조를 받은 국가들이 지나친 채무에 허덕이는 결과를 가져와 비판을 받기도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 국가 간의 연대가 바탕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 계획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민주주의 파트너로서의 구체적인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미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이것은 가난한 국가들을 ‘빚의 함정’으로 내몬 중국의 대출보다 신흥 경제국들이 더욱 빠르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는 것을 도울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밝혔다.

  

PGII 사업계획에 따르면 G7 국가들이 5년동안 중·저소득 국가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위한 기금 6000억달러를 모으게 된다.

 

BBC는 미국이 연방정부와 민간 투자를 합쳐서 2000억달러(약 257조원) 기금을 약속했으며, 유럽연합(EU)은 3000억유로(약 408조원)를 공언했다고 전했다.

 

이 사업은 기후변화·세계보건 등의 문제를 다룰뿐 아니라 양성평등과 디지털 인프라시설 구축에도 투입된다.

  

특히 PGII가 중점을 두는 사업에는 앙골라의 태양에너지 프로젝트, 세네갈의 백신 생산시설,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이집트와 아프리카를 거쳐 프랑스로 연결되는 1609km 길이 해저 통신케이블 사업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