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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9620원에 노·사 극렬 반발… 후폭풍 예고

노동계 “인상·동결 넘어 삭감 수준… 저임금 노동자 벼랑 끝 내몰아”

양준규 기자(jgy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2-06-30 16:47:03

▲ 2023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이 모두 반발하고 있어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내년 최저임금이 8년 만에 법정 심의 기한을 준수해 의결됐다. 하지만 심의 과정에서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이 모두 반발해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특히 소상공인 측은 이의제기 등을 통해 이번 최저임금 결정을 무력화하겠다는 뜻까지 밝히며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하고 있을 정도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23년 적용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인상된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다고 30일 밝혔다. 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01만580원으로 올해 대비 9만6140원 인상된 수치다.
 
최저임금안의 근거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7%)와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4.5%), 2022년 취업자증가율 전망치(2.2%) 등이다. 최저임금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109만3000명에서 최대 343만7000명, 영향률은 6.5~16.4%로 추정된다.
 
내년 적용 최저임금 제4차 제시안에서 근로자위원 측은 전년 대비 10.0% 인상된 시간당 1만80원을 제출했고 사용자위원 측은 전년 대비 1.86% 오른 9330원을 제시했다. 위원장은 논의의 진전을 위해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시급 9410원~9860원) 구간 내에서 노·사 양측에 추가 수정안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노·사 양측이 수정안을 제출하지 않아 공익위원에게 단일안 제시를 요청한 결과 시급 9620원을 제시했고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은 반발해 퇴장했다. 이후 재적 위원 27명 중 23명의 참석으로 표결에 붙였으나 사용자위원 전원(9명)이 유감을 표하며 퇴장했고 공익위원과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위원이 표결에 참여했다.
 
그 결과 찬성 12명, 반대 1명, 기권 10명(표결 선포 후 사용자위원 전원 퇴장으로 기권 처리)으로 공익위원 단일안이 통과됐다. 이는 2014년 이후 8년 만에 법정 심의 기한을 준수해 의결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이 모두 반발하는 가운데 이뤄지며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는 이번 최저임금 심의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경제성장률, 물가성장률 등 거시경제 지표 대신 생계비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 최저임금 제도의 본래 취지인 ‘저임금 노동자 생활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양대노총과 한국산업노동학회, 이수진·강은미 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최저임금 핵심 결정 기준으로 생계비 재조명’ 토론회에서 계산한 적정생계비 수준은 시급 1만1860원, 월 247만9000원이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서 생계비가 주요 결정 기준에 포함되지 않고 인상률도 기대에 그치지 못하며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퇴장 후 “물가인상률이나 공익위원들의 안은 결국 임금 인상이 아니라 동결을 넘어 실질임금이 삭감되는 수준”이라며 “민주노총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그 이후 불평등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주장했지만 공익위원의 안은 상당히 분노스럽다”고 평가했다. 한국노총은 “올해 엄청난 물가상승률로 불평등과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낮은 인상률은 저임금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사용자 측 또한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측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이의제기를 통한 최저임금 무력화 의사까지 내비쳤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주요 지불 주체인 소상공인의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결정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고 밝혔다. 연합회측은 이어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와 원자재 가격 급등, 고금리에 고임금까지 겹쳐 4중고에 시달려 사업을 접어야 할 지경”이라며 “빠른 시간 안에 이의제기를 비롯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번 최저임금 결정을 무력화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하고 2023년 적용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강한 분노와 우려를 표한다”며 “현실을 외면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충격이 불가피하며 고용축소의 고통은 중소기업과 저숙련 취약계층 근로자가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인상은 최근 코로나19 여파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중고가 겹치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경영계는 이번 최저임금 고율 인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정부는 국민경제의 부작용을 완화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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