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곡물 재벌이자 최대 농업기업 대표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를 향해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1일 CNN에 따르면 전날 우크라이나 최대 농업기업 중 하나인 ‘니뷸론’의 창업자 겸 소유주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와 그의 부인이 러시아의 폭격으로 사망했다. 니뷸론은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생산·수출 기업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성명에서 바다투르스키의 죽음을 애도하며 “이는 미콜라이우와 우크라이나 전체에 크나큰 상실”이라면서 “50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바다투르스키는 지역 발전 뿐 아니라 이 나라 농업·조선 산업 발전에 막대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러시아군은 미콜라이우에 수십발의 미사일을 퍼부으며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

 

CNN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미콜라이우 시장은 성명을 통해 “오늘밤 미콜라이우가 대규모 포격을 당했다”면서 “이는 아마도 가장 강력한 공격일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현지 취재팀도 공습 폭발음을 듣고 포격으로 화재가 일어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역 주민은 CNN과 인터뷰에서 전쟁 발발 후 이 도시에 있었던 가장 강력한 폭격이었다고 말했다.

 

바다투르스키 부부는 미콜라이우에 미사일이 쏟아질 때 자택 지하실에 대피해 있다가 직격탄을 맞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저택도 크게 파손됐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가 바다투르스키 저택을 의도적으로 겨냥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콜라이우에 본사를 둔 니뷸론은 밀·보리·옥수수 등을 생산·수출하는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기업 중 하나다. 연매출 규모가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바다투르스키 부부의 재산 규모는 5억달러(약 6520억원)로 추산된다.

 

니뷸론은 성명을 내고 바다투르스키가 러시아 침략 전쟁 기간 중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미콜라이우에 머무르며 도움을 주고자 했다고 밝히면서 “그는 진정한 영웅이자 애국자”라며 애도했다.

 

이웃 주민들은 러시아군의 대규모 포격에 충격과 분노를 표했다.

 

이 지역에서 20년을 살았다는 막심이라는 남성은 CNN에 “무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우리는 러시아를 증오한다”면서 “한 순간에 모든 것이 파괴될 수 있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 동부지역에도 맹공격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고위 장성은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의 최전선에서 공격을 해왔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네츠크 지역에 남아있는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명령을 내린 바 있다.

 

지닌달 29일에는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한 도네츠크 인근의 올레니우카 교도소가 폭격을 당해 최소 50명의 수감자가 사망했다. 이 교도소에는 지난 5월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투항한 우크라이나군이 수감돼 있던 곳이다.

 

멜린다 시몬스 주 우크라이나 영국 대사는 트위터에서 “(교도소 폭격은) 최악의 인권침해이며 전쟁범죄”라고 지적하며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는 러시아군이 저지른 고의적인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한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렸던 ‘러시아 해군의 날’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러시아의) 현재 상황이 매우 중대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을) 확고히 보호할 것이다”면서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군의 능력인 바, (해군은) 우리의 주권과 자유를 침해하는 자에게는 누구든 전광석화의 속도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