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객원기자] 중국에는 공인된 56개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이중 소수민족들의 자치구 중 가장 넓은 땅에서 자치권을 행사하는 지역이 어디일까. 바로 신장 위구르(Uighur)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영토’를 뜻하는 신강(新疆)은 한국식 발음이다. 정확하게는 신장(Xinjiang)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보다 정확한 명칭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Xinjiang Uyghur Autonomous Region)’다.

중국 북서쪽에 자리하고 있는 위구르. 몽골 고원과 중앙아시아 일대에서 활약한 투르크계(系) 민족이다. 중국어로는 ‘웨이우얼(維吾爾)’라고 표기한다. 위구르라는 명칭은 위구르어로 ‘단결, 연합, 연맹’이라는 의미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중국 대륙에서 위세를 떨치던 기마민족인 돌궐족의 행보에서 찾을 수 있는 위구르족. 8세기경에 돌궐족은 위구르 제국을 건설한다. 위구르족은 744년 동돌궐을 멸망시키고 위구르 제국을 세웠지만 840년 키르기즈(kirgiz)에게 멸망한 뒤에도 간쑤(甘肅), 둔황(敦煌), 투르판(吐魯蕃) 등지에 위구르 왕국을 세웠다.

이를 통해 위구르족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동서의 문화 교역에 중요한 역할을 담담했고, 그 과정에서 유목과 농경 문화를 융합한 상당히 수준 높은 문화를 형성했다. 청(淸)의 건륭제(乾隆帝, 1711~1799) 때인 1760년대부터 신장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중국에 복속됐다. 하지만 위구르는 이 지역에서 고유한 문화적 전통을 강하게 유지했다.

이후 1900년대 초중반까지 중국 정체의 혼란을 틈타 민족주의 해방운동을 벌이며 ‘동투르키스탄’이라는 국가를 건립하지만 이내 1994년에 멸망한다. 1955년부터 중국의 자치구로 예속된다.

중국은 현재 1980년대부터 티베트와 위구르 자치구에 한족을 이주시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04년 기준 위구르의 주민 구성은 위구르족이 45%, 한족이 39%를 차지하고 있어 ‘위구르 자치구’라는 말이 무색한 수준이다.

이주정책과 더불어 중국은 위구르족의 라마단 의식을 금지시키는 한편 이슬람교에서는 돼지를 키우지도, 먹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무슬림인 그들에게 1가구당 돼지 2마리를 키우게 하는 정책을 피면서 상당히 강한 압박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당연히 신장 위구르 자치구내 위구르족들의 반발은 심하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앞서 위구르족은 베이징 시내를 테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2009년 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Wulumuchi)에서는 3천 명이 연계된 유혈사태로 이어진 폭력사태가 발생되기도 했다. 중국은 이슬람과 연계된 무력 독립투쟁을 하나의 테러리즘으로 간주하고 강경하게 막고 있다.

최근 중국 법원은 1심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위구르족 반체제학자 일함 토티(45) 전 중앙민족대학 교수의 제자들이 스승과 같은 ‘국가 분열’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루무치 중급인민법원은 이들 7명에게 각각 3∼8년 형을 선고했다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스가 토티 전 교수의 변호인인 리팡핑(李方平) 변호사를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루무치는 몽골어로 ‘좋은 목초지’란 뜻을 지니고 있다. 톈산 산맥(天山山脈)의 북쪽 기슭을 따라 있는 비옥한 오아시스 지대에 있으며, 타림 분지에서 준가얼 분지(準喝爾盆地)에 이르는 계곡의 북쪽 끝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강경하게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왜 움켜지고 있는 것일까. 단순한 영토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천연자원에 그 해답이 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타림분지에는 중국 전체 생산의 1/4에 담당하는 천연가스 매장지가 있다.

또 천연가스라는 매력적인 자원의 보고라는 점과 동시에 신장 위구르 지역은 인접 8개국과 연결되는 가교다. 실크로드의 중심지로서 중앙아시아의 연결 통로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곳을 이른바 군사적, 경제적 전략의 요충지로 생각하고 있다. 당연히 중국은 이런 영토를 위구르족에게 떼어줄 리가 없다. 중국의 경우 위구르를 분리·독립시키는 것은 곧 여타 주요 소수민족들 및 타이완의 독립운동도 가속화 돼 구소련과 같은 국가의 붕괴로 이어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인민일보는 지난 5월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중심으로 한 중앙 정부의 테러 집중 단속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모두 115개 테러 단체가 소탕됐다고 최근에 전했다. 이 과정에서 검거된 용의자도 334명이나 됐다. 위구르인 2~3명만 모여도 테러 조직으로 몰아 검거한 셈이다.

중국이 국제적 패권을 포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실상 위구르의 분리·독립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어두운 미래가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