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힙합음악이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았지만, 제가 힙합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힙합은 마니아층의 음악이었습니다. 2000년 한 음악방송사에서 개최한 프리스타일 랩 대회 전까지 한국 방속에서 힙합 관련 프로그램은 거의 찾기 힘들었죠.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방송 데뷔와 함께 메이저로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DJ 래피(본명 김동효·40)는 프리스타일 랩 대회에 출전해 우승한 힙합 뮤지션이다. 그는 9년 째 매주 금·토·일요일 ‘김창렬의 올드 스쿨’에서 ‘래피의 드라이브 뮤직’ 코너를 진행하는 DJ이자, 후배들이 가수로 데뷔할 수 있도록 곡을 써주는 작곡가이다. 그에게는 서울종합예술학교 실용음악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 타이틀도 있다.
그러나 힙합뮤지션 래피가 처음부터 힙합음악을 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음악을 좋아하던 친구들과 록밴드를 결성했다.
“저는 학창 시절 공부와는 담을 쌓은 학생이었습니다. 무의미하게 놀다 보니 심심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친구 5명을 모아 록밴드를 만들었습니다. 밴드를 만들면서 음악과 친해졌습니다”
공부와 담을 쌓은 친구들이 만든 밴드였기에 사람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고, 학교에서는 밴드를 정식 동호회 활동으로 인정해주지도 않았다. 마땅한 연습실을 찾지 못했던 멤버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비닐하우스를 빌려 음악을 했다.
“공부를 싫어했던 저는 밴드 활동을 하며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밴드 생활은 재미있고, 시간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러다 제대로 된 음악을 공부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는 음악을 도저히 그만 둘 수 없었다. 일단 음악을 반대하는 부모님의 손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필수였다. 그래서 택한 것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제대로 공부를 했던 적이 없었지만 목표를 정했더니 무엇을 할지 알겠더군요. 그 길로 바로 책을 펴고 펜을 잡았습니다. 워낙 기초가 없다보니, 무조건 교과 내용을 암기했습니다. 하루 2~3시간밖에 못 잤지만 서울에서 음악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어서 전혀 피곤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의 반대로부터 해방되고, 자유로운 음악활동을 하기 위해 그는 공부에 매진했다. 타 학생보다는 늦은 출발이었지만, 다른 학생들보나 열심히 공부했다. 노력한 래피에게는 좋은 결실이 따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