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을 대표하는 상징적 건물은 테헤란로의 중앙(역삼역 인근)에 자리 잡은 강남파이낸스센터다. 이 빌딩은 테헤란로에서 가장 웅장하고 층고도 43층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1조6000억원대에 이르는 명품건물로 꼽힌다. 하지만 IMF 직후 국내에 들어온 사모펀드 론스타는 이 건물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차익을 냈음에도 법인지분 매각형식을 빌어 양도세를 내지 않았다. 건물의 명성이 먹튀논란에 휩싸이면서 희석된 것이 이때부터다. 이 빌딩은 당초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아 아이타워(I Tower)로 불러졌다. 하지만 자금난에 허덕인 현대산업개발은 2001년 론스타에 6800억원에 매각했다. 이 건물은 매각과 함께 스타타워(Stsr Tower)로 명칭이 또 바꿔졌다. 론스타는 2004년 12월 싱가포르 투자청에 9600억원에 다시 매각했다. 문제는 매각되는 과정에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 국민의 공분을 샀던 것이다. 이에 세정당국은 1000억원의 양도세를 론스타에 징수했고, 론스타는 세금을 납부하면서 동시에 양도소득세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루한 공방 끝에 대법원은 지난 1월 론스타에게 500억원의 법인세 납부를 판결했지만 양도세는 원고인 론스타의 손을 들어줬다. 세정당국은 결국 500억원을 론스타에 돌려줘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테헤란로의 빌딩들’ 두 번째로 강남파이낸스센터의 규모와 시세 및 임대수익 등의 상편에 이어 하편으로 건물의 매각과정과 그 이면에 담긴 내용 등에 대해 현장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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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파이낸스센터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37 필지는 현재의 강남파이낸스센터가 위치해 있다. 이 빌딩이 있는 역삼역을 기점으로 동쪽으로는 선릉역, 서쪽으로는 강남역 좌우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빌딩들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도 강남파이낸스센터의 상징성은 그 존재만으로 국내 고층건물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 건물은 론스타와 싱가포르 투자청 등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찜찜한 뒤끝을 남기는 등 국내 관련법을 외면한 채 그들만의 리그로 매매가 이뤄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남파이낸스센터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아 당초 아이타워(I Tower) 로 불러졌다.
현대산업개발은 2001년 6월 미국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 론스타에 6800억원에 매각했다.
론스타는 이어 2004년 싱가포르 투자청(GIC)에 9600억에 다시 매각해 2800억원의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 자금난에 완공후 론스타에 넘겨
토지대장상의 강남파이낸스센터 대지는 1982년 3월 함 모씨가 촉탁등기를 통해 면적 1만3156.7㎡ (3979.88평)의 구획정리를 완료했다.
이어 1984년 12월 한국토지개발공사가 소유권을 넘겨받았으며, 1990년 7월 현대산업개발이 다시 소유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유권을 가진 현대산업개발은 1995년 지금의 강남파이낸스센터를 착공해 2001년 준공, 당시 아이타워라고 불려졌다.
그런데 소유권은 공사기간인 1999년 12월 ㈜대한토지신탁으로 잠시 이전됐고, 완공된 해인 2001년 6월 현대산업개발이 이 대지의 소유권을 다시 넘겨받았다.
스카이데일리는 이 같이 토지 소유권이 바뀌는 과정에 대한 배경을 확인키 위해 현대산업개발 문화홍보팀의 H과장과 통화했으나 정확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건물이 완공되면서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타워는 자금난으로 인해 론스타가 소유한 스타홀딩스의 ㈜스타타워에 매각돼 스타타워로 명칭이 변경됐다.
▲ 2001년 6월 이후는 토지와 건물이 함께 매매매됐다. 강남파이낸스센터의 준공은 2001년 9월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소유권을 넘겨받은(6월 19일) 후 불과 이틀(6월 21일)만에 ㈜스타타워에게 다시 넘긴 것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경영상 어려움 때문에 급히 내린 결정으로 알고 있다”며 “매매하는 과정에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홀딩스는 당시 론스타가 2001년 벨기에에 본부를 둔 페이퍼 컴퍼니로 알려져 있었다. 이 회사는 한국에 ㈜스타타워라는 법인을 세워 아이타워를 6800억에 인수했다. 이때 론스타는 토지와 건물 등을 등기하면서 일반세율을 적용한 등록세와 교육세를 납부했다.
이후 론스타는 싱가포르 투자청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차익을 남겼다. 또한 국내 세법의 허점을 이용해 세금을 내지 않아 많은 논란이 불거졌다.
3년 만에 2800억 차익실현, 매각당시 세금 한푼도 안내
론스타는 3년 후인 2004년 ㈜스타타워의 지분 100%를 싱가포르 투자청에 9600억원에 되팔았다. ㈜스타타워를 인수한 싱가포르 투자청은 법인을 강남금융센터주식회사로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론스타는 부동산을 사고파는 것이 아닌 ㈜스타타워의 지분을 매매하는 형식을 취했다.
▲ 론스타는 회사지분 매매형식으로 매각하면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즉, ㈜스타타워의 론스타는 한국과 벨기에가 맺은 국제조세 협약에 따라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하지 않은 점을 이용해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은 것이다. ㈜스타타워가 가진 부동산과 회사의 모든 지분을 싱가포르 투자청에게 주식매매로 넘겼기 때문이다.
오동협 원빌딩 부동산 팀장은 “론스타는 한국이 벨기에와의 맺은 조세협약을 미리 파악하고 스타홀딩스란 페이퍼 컴퍼니를 벨기에에 설립했다”며 “매매과정에서 주식을 통해 지분을 싱가포르 투자청에 되팔았으며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등기부등본상에 기재돼 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주식으로 지분이 매매된 경우에는 등기상에 기재하지 않아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 팀장은 “싱가포르 투자청과 거래에 있어 은밀한 거래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두 회사와의 거래내역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확인 하고자 스카이데일리는 국세청 본청과 역삼세무서 등에 확인을 시도했다. 하지만 세정당국자는 “당시 담당했던 근무자와 연락이 안 되고 있으며 거래 과정을 자세히 알기는 힘들다”며 회피성 발언을 했다.
국세청 1000억 징수에 대법원 론스타 손 들어줬다
국세청은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고 부당이익을 취한 론스타에게 1000억을 징수했다. 하지만 이후 대법원은 론스타의 세금징수에 대한 법정공방에서 론스타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2부는 올 들어 1월 31일 “론스타의 스타빌딩 매각에 부과된 양도세는 부당하다”며 역삼세무서를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스타타워를 싱가포르 투자청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양도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게 돼 세법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반면 대법원은 ㈜스타타워의 보유기간과 세율, 가산세 등을 적용해 500억원대의 법인세 부과를 통보했다.
따라서 세정당국은 법인세를 제외한 500억 가량을 론스타에게 되돌려 줘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 강남파이낸스센터는 면적과 층고 및 외관 등에서 강남을 대표하는 상징적 빌딩이지만 론스타 먹튀빌딩 논란후 그 명성이 많이 희석됐다.
강남파이낸스센터는 최대 1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또 임대 수익률은 연 기준으로 약 600억원이 예상된다. 27년을 운영한다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론스타, IMF 직후에 국내 진출
론스타는 1991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설립된 200억 달러 규모의 폐쇄형 사모 펀드 회사다.
이 기업은 부실채권, 부실기업을 싼 값에 인수해 정상화 시킨 후 수익을 남기고 팔아넘기는 식의 투자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
부실채권 정리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투자금융 회사인 골드먼삭스그룹이나 도이체방크 등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2004년 당시 론스타는 세계 14개국에 6000여 건, 180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 관련 자산을 보유했던 상황이었고, 투자 자산의 75%가 아시아에 집중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우리나라에 첫 발을 딛었으며,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5000억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사들이면서 진출했다.
▲ 금융업계 종사자들이 론스타를 처벌하라며 피켓시위를 고 있다.
이후 스타타워, 극동건설 외환은행 등을 인수했다. 론스타는 이를 매각 하는 과정에서 세법의 허점을 이용해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한편 등기사항에 따르면 강남파이낸스센터는 강남금융센터주식회사가 운영하고 있으며 대표는 마이클친치경으로 확인됐다. 그는 서울파이낸스센터주식회사(시청역 소재) 대표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