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먹자골목에 가면 고깃집 못지않게 보쌈집도 눈에 띈다. 보쌈집은 먹자골목의 인기 창업 종목 중 하나고,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을 끌며 장사가 활황이다. 그 가운데 ‘원할머니 보쌈’은 유명 보쌈 브랜드로 잘 알려졌다.

‘원할머니 보쌈’은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인 ‘원앤원’의 대표적 브랜드다. 40년 전통의 ‘원앤원’은 창업주의 사위인 박천희(57)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장모에게서 보쌈집을 물려받은 그는 외식기업 CEO로 자리를 굳게 잡고 있다.

박 대표는 전국적으로 가맹점을 늘리고,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회사 규모를 키워왔다. 그는 사업을 확대하면서 일군 성장을 토대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 빌딩 한 채를 소유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00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 공장용지를 매입해 신축했으며 2001년 건물을 완공했다. 해당 건물은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건물은 지상 4층 규모로 대지면적 1377㎡(약 417평), 연면적 3281.22㎡(약 993평)다. 현재 원앤원의 서울사무소로 이용되고 있으며 1, 2층에는 창업 관련 교육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구역은 준공업지역에 해당해 임대수익용 빌딩이 적고 아파트형 공장, 주택형 빌딩 등이 다수 분포해 있다. 또 원앤원이 위치한 뚝섬로 일대는 구역 특성뿐만 아니라 성수역과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다 보니 임대수익용 빌딩의 수익이 잘 나지 않는 위치다.

준공업지역은 경공업 그 밖의 공업을 수용하면서 주거·상업·업무 기능의 보완이 필요한 지역을 말한다.

인근 부동산 대표는 “원앤원 빌딩이 위치한 대로변의 경우 3.3㎡(약 1평)당 3500만~4000만원이며 원앤원 빌딩은 3500만원에 거래가 가능하다”며 “현재 건물 시세는 약 146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앤원의 경우 주변 저층건물에 있는 작은 점포에 불과했는데 사업 확장 및 회사규모가 커지면서 리모델링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대표는 고급주택으로 알려진 논현 A빌라의 한 호실도 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2011년 본인 명의로 A빌라 2차의 한 호실을 매입했다. 해당 빌라는 공급면적 283㎡(약 87평), 전용면적 244.35㎡(약 74평)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논현 A빌라 2차는 실거주자들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 거래된 매물 시세를 봤을 때는 가격대가 35억~36억원이나 35억원의 경우 급매로 나온 경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매물 시세가 38억~40억선이며 1층의 경우 정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40억원까지 높은 가격대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충남 천안에 본사를 둔 원앤원은 식자재 제조 및 판매업, 농·축산물 제조가공업 등 목적으로 1998년 설립됐다.

성수동 서울사무소 빌딩 입구 부근에는 창업 상담 문의 안내 홍보가 눈에 띈다. 원앤원 관계자에 따르면 홈페이지 일정 안내 등을 통해 상담 예약을 받고 있고, 꾸준한 창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원앤원의 시작은 고 김보배 창업주가 1975년 서울 청계 8가에 세운 ‘할머니집’이다. 1984년 ‘할머니보쌈’이라는 상호를 내걸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주변에 모방 점포들이 급격히 늘어나 ‘보쌈골목’을 방불케 했다고 전해졌다.

보쌈 점포의 원조경쟁이 불거지자 첫 발을 내딛은 ‘할머니보쌈’이 1989년 원조라는 뜻을 담아 ‘원할머니보쌈’으로 상호를 바꿨다. 이후 1991년 체인점 문의가 이어지면서 원유통을 설립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으며 1998년 정식 법인전환하기에 이른다.

박천희 대표는 김보배 창업주의 사위다. 철강기업 삼미특수강에서 근무했던 박 대표는 1984년 회사를 그만두고 장모를 도와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두 딸과 사위가 사업을 물려받아 원앤원을 이끌고 있다.

박 대표가 전체적인 경영을 맡고 있으며 박 대표의 아내이자 창업주의 둘째딸 전화순씨가 본점과 가맹점의 보쌈김치 ‘맛’을 관리하고 있다. 전화순씨의 언니인 전안례씨는 본점을 경영하고 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회사 주식은 박 대표가 80%(64만주), 전안례씨가 20%(16만주)를 보유했다.

 

원앤원은 현재 전국 매장수 35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 브랜드 ‘원할머니 보쌈·족발’을 비롯해 ‘원할머니 국수·보쌈’, ‘원할머니보쌈·족발 건강쌈밥’, ‘원할머니 보쌈·족발 국수반상’, ‘원할머니 건강쌈밥 한식 샐러드바’, ‘박가부대찌개’, ‘족발중심’, ‘모리샤브’, ‘툭툭치킨’, ‘툭툭샐러드바’, ‘잇델리’ 등 11개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앤원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오랜 전통을 지켜온 것에 대해 브랜드 개성을 잘 살려 매뉴얼을 꾸준히 개발해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앤원은 보쌈 요리과정을 표준화시켜 자르는 크기와 고기를 삶는 시간, 고객에게 내놓을 때 최적의 온도 등까지 가맹점에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또 원앤원은 2002년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PDA(개인 휴대 정보 단말기)를 통한 주문관리시스템을 도입해 기술혁신형 기업으로도 인정받았다. 2004년에는 ERP(전사적자원관리)를 도입해 효율적인 가맹점 관리를 시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실적현황은 ▲2012년 매출액 690억원, 영업이익 53억원, 당기순이익 48억원 ▲2013년 매출액 660억원, 영업이익 26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 ▲2014년 매출액 739억원, 영업손실 14억원, 당기순손실 68억원이다.

충북 청주 출신인 박 대표는 중앙대 외식산업경영자 과정, 고려대 경영대학원 CEO과정을 수료했고, 1998년부터 원앤원을 이끌어 왔다.

그는 전통의 외식업체 CEO답게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실제로 사단법인 한국외식경영학회 공동회장 및 한국외식산업혁회부회장,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