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고등학교는 특목고 못지않은 사고력 중심과 오랜 전통의 교육 및 진학 노하우로 명문대 합격률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명성에 걸맞게 숙명여고는 현재 국내 일반계 여고 중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대학 진학률 1위다.

이곳은 숙명여고만의 수능형 내신시험, 방과 후 프로그램, 일명 ‘숙명여고 X-파일’, 연중무휴 자율학습실(자기주도학습실) 개방 등이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고 있는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숙명여고의 명문대 진학 비결 중 가장 눈에 띠는 것은 다른 학교와 다른 중간·기말고사 시험이다.

시험 문제지는 과목당 평균 8~9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지문이 길어 내신시험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될 정도다. 학생들은 1학년부터 실전 같은 수능시험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학생들은 이처럼 어려운 시험문제에 처음에는 적응이 안 돼 울기까지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얼마 안 있으면 적응하기 시작한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교사들 역시 시험 때만 되면 밤을 지새우면서 변별력 있는 문제를 출제하기 위해 땀과 열정을 쏟아낸다.

이돈희 숙명여고 교장은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영·수의 경우 각 과목마다 교사 5명이 합심해 문제를 내고 있으며 시험 1개월 전부터 교사들은 비상사태나 다름없다”며 “문제 채택은 교사들이 만장일치로 선택된 것만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장에 따르면 문제들은 변별력을 위해 함정이 있으면서 독창성과 사고력이 요구하는 문제만을 제출하고 있기 때문에 풀이과정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는 저학년부터 사고력을 요구하는 시험 방식 채택으로 고난이도의 수능문제를 푸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암기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개념과 이해 방식으로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실제 수능에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시험시간도 평균 10~20분이 늘어난 50~60분이 진행된다.

이 교장은 “중간·기말고사는 저학년부터 수능시험 방식으로 치르고 있어 고학년일수록 쉽게 적응이 가능해 실제 수능에 큰 도움을 준다”며 “또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돼 고난이도의 문제에도 익숙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숙명여고의 또 다른 입시전략은 방과 후 프로그램이다. 이 커리큘럼은 총 120여 가지로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고 있다.

1~2학년은 기초와 심화반 위주로 교과 과목이 구성돼 있으며, 3학년은 종합반을 위주로 교육이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또 1학년부터 논술과정이 있기 때문에 논술 기초를 조기에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장은 “1학년부터 논술을 비롯한 맞춤식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며 “특히 방과 후 프로그램의 논술은 SKY대학 진학률을 높이고 있는 우리만의 교육방식이다”고 말했다.

1학년의 고등수학(상)문제 풀이반은 매주 목요일에 진행되는 수업으로 상위급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은 고도의 사고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2학년은 수학1문제풀이(1)반, 수학1문제풀이(2)반 등을 통해 심도 있는 수학과정을 배울 수 있다. 이외에 언어영억 종합정리반, 외국어영억 1등급 프로젝트 등에서도 노하우가 담긴 자체 제작된 교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3학년은 종합반 형식의 과목이 대부분으로 복습과 함께 병행된다.

수업 내용은 언어 EBS 10주완성, EBS 10주 완성 언어영역 정리하기, 사회문화 총정리반 등 EBS와 자체교제를 함께 채택해 수업이 진행된다.

숙명여고는 이처럼 1학년부터 수능에 대비한 철저한 교육과 맞춤식 커리큘럼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숙명여고의 ‘X-파일’은 20년 전부터 준비한 ‘대학진학 자료집’이다. 이는 입시지도에 한몫을 담당하는 숙명여고만의 대외비 문서다.

이 자료는 고 3담임교사들이 졸업학생들의 내신과 성향, 특기 등을 분석해 놓은 대학입시 자료로서 20여 년간의 합격여부 등을 정리한 내용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대학입시를 앞두고 자신과 성적이 비슷했던 선배들의 실제 사례에 맞춰 입시전략을 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교장은 “이 자료집은 졸업생들의 대학 지원결과와 이에 따른 합격여부를 총 정리한 자료로 일명 ‘숙명 X-파일’이다”며 “이를 토대로 학생이 원하는 대학의 경쟁률을 미리 분석해 명문대 합격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5만 여권을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전문서적을 통해 학생들은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다.

또한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260개 좌석의 독서실 운영(자기주도학습실), 입시상담 전문 교사 상주, 교사의 열정 등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자기주도학습실은 여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안락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시설도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조명을 잘 갖췄을 뿐만 아니라 발마사지와 바닥 열선 등까지 설비했다.

그 결과 2012년 서울대 20명, 연세대 22명, 고려대 38명, 이화여대 55명 등의 합격생을 냈다. 이는 국내 여자고등학교(일반고)중에서 가장 많은 명문대 합격자 수로 기록되고 있다.

1세기의 오랜 전통을 이어온 숙명여고는 긴 역사와 궤를 같이 하면서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맥이 맞닿아 있다.

이 학교는 1906년 고종황제 엄 황귀비의 뜻으로 ‘명신 여학교’란 교명을 시작으로 개교했다. 이후 1909년 5월 지금의 숙명여고로 개칭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숙명여고에는 외부 강사를 초청해 청강 할 수 있는 1200석 규모의 대강당 있다. 이 곳을 통해 수능 입시전략 강연과 학부모를 위한 세미나 등이 진행된다.

또 숙명여고의 자랑인 도서관과 학교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숙명사료관이 있어 학생 복지와 학습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이 완비돼 있다.

명문 학교의 필수 요건이 좋은 교육시설, 훌륭한 교사, 우수한 학생이라고 한다면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전통 깊은 명문 사학의 입지를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학생 수는 1학년에서 3학년 까지 각각 15반씩, 한 개 반당 약 40명 내외로 편제돼 있다.

정규 수업은 8시 30분에서 16시 30분까지 이며, 17시에서 20시까지는 방과 후 수업이 진행된다. 이후 독서실 및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개인 자율학습은 자정까지 운영된다.

졸업학생으로는 박완서 수필가, 조문자 화가, 장상 전 이대총장 등을 비롯해 연예인으로는 신애라, 명세빈, 정선경, 나현희 등이 숙명여고 출신이다. 이외에 숙명여고 출신의 판·검사도 현재까지 12명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