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 샐러리맨들, 골프의류 2천억 ‘창업대박’

LG패션 샐러리맨들, 골프의류 2천억 ‘창업대박’
이재엽 대표, 재벌 부럽지 않은 로열티…매년 60~85억 ‘3년간 200억’ 벌어

유은주 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04-15 13:02:54

▲ 루이까스텔이 골프 애호가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브이엘엔코(VL&CO)는 인기에 힘입어 설립된지 10년도 안돼서 2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이재엽 대표가 해당 브랜드 수수료로 3년간 200억원에 가까운 로열티를 회사로부터 가져가 구설에 올랐다. ⓒ스카이데일리

한 골프의류업체의 CEO의 로열티금액이 웬만한 대기업 오너가의 연봉에 맞먹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막대한 로열티를 챙기고 있는 주인공은 조용하지만 빠르게 골프웨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이재엽 브이엘엔코(VL&CO) 대표다.

이 대표는 LG패션(LF 전신)에서 닥스, 애시워스 등 골프브랜드를 성공시킨 장본인이다. 그가 LG패션을 나와 설립한 회사 브이엘엔코는 골프웨어 및 액세서리 브랜드 루이까스텔을 출시했다. 브이엘엔코는 설립된 지 10년도 채 안 됐지만 토종 브랜드 루이까스텔 등의 성공으로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년 노하우 결집 ‘루이까스텔’ 성공…3년간 매출 상승률 175%

브이엘엔코는 패션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의기투합해 2007년 설립한 회사다. 백화점에 입점되지 않았음에도 급격한 매출신장을 이뤄냈다. 자본금 19억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기준 자본총계가 1500억원에 이르렀다.

패션업계 등에 따르면 LG패션에서 20년간 몸 담아온 이 대표는 닥스골프·애시워스 등 골프의류 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탄생시킨 실력파 패션전문가다.

브이엘엔코는 설립 당시 같은 LG패션 출신의 유득영 상무와 조희정 부사장을 포함해 디자인실 6명, 영업 3명, 기획 2명, 물류 2명 등으로 소수지만 실력파 인원들이 힘을 모아 루이까스텔을 출시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12월 기준. ⓒ스카이데일리

기존 고가격의 골프웨어가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것과 달리 루이까스텔은 특약점 중심의 영업망을 구축하고 중가격대 브랜드로 초점을 맞춰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추구했다. 이 같은 사업운영 방식은 이 대표 특유의 승부사적 경영기질이 담겨있다는 업계의 평이다.

이 대표는 IMF 당시 패션업계가 경쟁적으로 생산을 감축하던 지난 1998년에도 오히려 생산을 늘리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닥스골프를 성공시킨 전례가 있다. 루이까스텔도 마찬가지로 이 대표가 강조하는 가격 합리화 정책을 통해 골프복 시장에서 공고한 위치를 얻었다.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대표는 루이까스텔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브이엘엔코의 지난 3년간 매출은 수직상승했다. 설립된 지 8년 만에 단일브랜드로 연매출이 2000억원에 육박하는 패션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브이엘엔코는 지난 2012년 매출액 716억원에서 지난해 1969억원으로 3년 간 175% 매출이 증대됐다. 매출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높아 우량기업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매년 수십억씩 최근 3년간 200억원 지급수수료 받아 “과도하다” 시선

▲ 루이까스텔의 상표권을 지닌 이재엽 대표는 지난해 54억원, 2014년 85억원, 2013년 60억원 등 199억원을 3년간 지급수수료 명목으로 수령했다. 브이엘엔코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패션업계에서는 해외 브랜드 로열티 때문에 골치가 아픈 상황에서 자사 브랜드 수수료로 대표가 가져가는 액수치고는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시내 루이까스텔 매장.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이렇듯 브이엘엔코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통해 빠른 성장을 일궈내고 있지만 회사의 최대주주인 이 대표가 가져가는 지급수수료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해외 패션 브랜드의 경우 로열티는 해외본사에 지불한다. 매출, 인지도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약 5~10% 사이다. 루이까스텔 상표권이 이 대표에게 있어 이 대표에게 수수료가 지급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브랜드의 대표가 자사로부터 받는 금액 치곤 많다는 반응이다.

지난 3년간 이 대표가 로열티 명목으로 챙겨간 금액은 3년간 약 200억원에 달한다. ▲2013년 60억원 ▲2014년 85억원 ▲2015년 54억원으로 총 199억원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브이엘엔코의 연결실적은 ▲2012년 매출액 716억원, 영업이익 178억원, 당기순이익 140억원 ▲2013년 매출액 1205억원, 영업이익 396억원, 당기순이익 306억원 ▲2014년 매출액 1707억원, 영업이익 530억원, 당기순이익 395억원 ▲2015년 매출액 1969억원, 영업이익 739억원, 당기순이익 554억원 등이다.

이 대표가 받은 수수료는 매출액 대비 2013~2014년 4.98%, 2015년 2.74%다. 3년 전체는 약 4%다.

영업이익 대비 2013년 15.15%, 2014년 16.04%, 2015년 7.31%를 보여 3년 전체 11.95%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과 비교하면 2013년 19.61%, 2014년 21.52%, 2015년 9.75%로 3년 수익의 15.86%를 나타냈다.

2013~2014년 만해도 당기순이익의 20% 가까이가 이 대표의 수수료로 지급된 셈이다. 매년 수십억원의 로열티를 받아가는 이 대표는 회사의 최대주주다. 지난해 말 기준 주주구성은 이재엽 대표 65.44%, 조희정 부사장 30.00%, 기타 4.56%다.

수수료 지급에 대해 브이엘엔코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다소 달랐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해외브랜드와 협상시 인지도가 있으면 로열티가 10% 내외, 떨어지면 5~7% 정도인데 계약진행시 계약서 한 줄 한 줄에 수십억·수백억씩 오고가 피가 말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대표가 수수료를 받는 것은 맞지만 회사 대표가 당기순이익의 20%씩을 가져가는 것은 좀 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