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음란 포털 ‘소라넷’이 사이트 폐쇄를 선언했다. 소라넷은 향후 서비스를 복구하지 않겠다며 트위터 아이디 계정도 탈퇴한다고 밝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몰래카메라(이하 몰카)를 공유하는 소라넷을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하며 사이트 폐쇄를 반겼다.

1999년부터 운영된 소라넷은 불법 음란물과 여성들의 신체를 찍은 몰카 영상(사진)을 게시해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라넷 회원은 최소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란 사무국장은 “소라넷과 같은 음란사이트를 모니터링 하다 보면 지하철역 같은 공공장소에서 몰래 촬영한 영상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연인의 신체도 촬영해 유포하는 사례가 많다”며 “쉽게 몰카를 찍고 공유하면서 몰카를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몰카 범죄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4조 ‘카메라등 이용촬영죄’에 저촉되는 범죄로 매년 꾸준히 늘어왔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 4823건이었던 몰카 범죄 건수는, 2014년 6623건으로 증가했으며 작년 한해만 8000여건이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음란사이트인 소라넷 폐쇄는 때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폐쇄만이 답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경찰은 소라넷 폐쇄를 추진했고, 작년에도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소라넷의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그 때마다 풍선 효과로 인해 유사사이트가 더 많이 개설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성매매·음란 정보 시정요구 현황에 따르면 2011년 9343건이던 시정요구 건수가 2012년 1만4085건, 2013년 3만2330건 2014년 4만9737건, 2015년 5만695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음란사이트의 특징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라넷은 서버를 해외에 두고 주소를 바꿔가며 활동해왔고, 검찰 적발로 2012년 12월 폐쇄됐던 유사 성매매 알선사이트 4개월 만에 부활한 바 있다.

사이트 폐쇄와 처벌만이 몰카 범죄를 줄일 수 있는 열쇠는 아니다.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 상담소 정예원 활동가는 “음란사이트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가해자를 자극하는 댓글이 많다. 강간이나 리벤지포르노 영상을 올린 몰카범을 영웅으로 떠받드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몰카 범죄를 줄이려면 먼저 몰카를 찍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더불어 영상이 유출이 됐을 때 피해자에게 관심을 둘 게 아니라, 가해자의 행위를 질타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몰래카메라를 찍는 가해자나 찍히는 피해자, 그 사진(영상)을 보고 댓글을 다는 사람 모두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다. 남의 일로 치부하기에는 구성원 모두가 너무 가까이 있다. 구성원들의 의식 속에서 몰카는 범죄며, 반드시 처벌 받아야 한다는 공감대부터 자리 잡아야 한다. 그런 자정 노력이 없다면, 음란사이트는 때가 되면 다시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