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이 불쌍한 마음이 든다면 그것은 어른이 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서울 도봉구는 현재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조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오는 11월 11일까지 둘리뮤지엄 지하 1층 전시실에서 고길동을 재조명한 기획전 '안녕, 고길동' 전을 진행중이라고 23일 밝혔다.  

 

8,90년대에 만화 ‘아기공룡, 둘리’는 그 당시 어린이들이 가장 열광했던 최고의 인기 애니메이션으로 그 중 고길동은 주인공인 둘리와 그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등장한다. 

 

당시 어린이들은 고길동이 그저 귀엽고 불쌍한 둘리를 괴롭히는 악역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재 만화 속 고길동의 나이로 성장하고 사회에 적응하는 30~40대 성인으로 고길동은 철없는 둘리를 아무 조건 없이 먹여주고 재워주며 직장을 다니는 ‘시대의 평범한 가장이자,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어른’으로 생각한다. 

 

고길동은 말썽꾸러기 둘리로 인해 두 번이나 집을 날려먹는가 하면 언제나 둘리가 친 사고를 수습하느라 홀로 고군분투한다. 사실상 그는 둘리를 구박하는 캐릭터인 동시에 가장 큰 후원자였다. 

 

만화가 박광수는 “어린 시절에는 둘리를 통해 내 모습을 봤는데 이젠 고길동 씨를 통해 내 모습을 본다”며 “세월의 흐름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녕, 고길동' 전 구성은 고길동의 쌍문동 집을 배경으로 방, 거실, 부엌 등 집안 곳곳을 재현해 관람자가 마치 고길동의 집 내부를 체험하는 느낌이 들도록 꾸며졌다.  

 

또한 자유롭게 고길동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길 수 있는 대형 칠판, 고길동 이미지 도장으로 네임태그를 만들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어른이 된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고길동은 평범한 현재 내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을 것이다”며, “이번 '안녕, 고길동' 전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80~90년대 시대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추억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도유리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