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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숨쉬는 스토리텔링 여행 만듭니다”

“영혼의 스토리텔링 여행 만듭니다”
자연·문화·사람 내음 여행얘기 작가 송일봉씨(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

손채윤 기자(scy73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3-04-08 01:05:23

 ▲ 송일봉 회장(한국여행작가협회) ⓒ스카이데일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기차를 타고 30분 거리에 있는 독일과의 국경마을 ‘오번도르프’. 약 195년 전 ‘성 니콜라스 성당’의 ‘모어’라는 젊은 신부가 오르간이 고장 나 기타 연주로 가능한 새로운 노래를 만든다. 하지만 모어는 작곡을 할 줄 몰라 이웃 학교 교사인 ‘그루버’를 찾았고 그루버는 가사 내용이 너무 좋다며 곡을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가 우리도 잘 알고 있는 크리스마스 캐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다.
                  
수십년 전 이 얘기를 음악선생님으로 부터 들은 한 초등학교 학생은 어른이 되면 반드시 이곳에 가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고 그 꿈은 수십년이 지난 1993년 이뤄진다. 그것도 바로 성탄절 전날.
                 
“당시 대한항공 기내지인 모닝캄(Morning Calm) 편집장을 맡고 있을 때였습니다. 잘츠부르크, 비엔나 등지를 여행하다 24일 저녁에 오번도르프에 도착을 했죠. 20~30평 규모에 불과한 성당에 세계 각국에서 몰려 든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죠. 함께 모인 사람들이 미사를 하고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함께 부르는데 제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이었습니다”
                    
매년 12월24일이면 이곳 오번도르프의 ‘성 니콜라스 성당’에는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이 성당을 둘러싼 채 각자의 언어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합창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국여행작가협회 송일봉 회장(55)은 이런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을 만끽하는 게 여행이고 그 순간을 찾아 함께 느낄 수 있게 전해 주는 게 바로 여행작가라고 말한다. 오번도르프에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함께 불러도 스토리를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아는 사람이 느끼는 감동과 추억의 무게는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게 송 회장의 얘기다.
                                 
 ▲ 송일봉 회장은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을 만끽하는 게 여행이고 그 순간을 찾아 함께 느낄 수 있게 전해 주는 게 바로 여행작가라고 설명한다. 해외여행 중 스위스 피르스트에서 찍은 모습. <사진제공=송일봉 회장>

“유명한 정자가 있으면 많은 여행객들이 그 정자를 보기위해 그곳에 여행을 가죠. 하지만 사람들은 정자만 보고 돌아 옵니다. 그 정자가 유명한 것은 정자에 올라가 보이는 풍경 때문인데 정작 이를 놓치고 정자만 보고 마는 것이죠. 이처럼 미처 사람들이 찾아 내지 못한 얘기들을 여행작가들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적부터 여행을 하면 포근함 느껴
                         
송 회장은 어렸을 적부터 여행을 꿈 꿔왔다. 대학 졸업 후에도 해외여행전문지 코리안 트래블러(Korean Traveler) 편집부장, 모닝캄 편집장 등 기자생활을 하며 국내외 여행지를 돌아 다녔다.
                     
지금도 일주일에 4일 정도는 여행을 다닌다고 한다. 현재 현대문화센터, AK문화아카데미에서 18년째 여행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KBS1 라디오 ‘라디오 전국일주’ CBS 라디오 ‘손숙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주제가 있는 여행’ ‘이번 주말엔 어디가면 좋을까’ ‘세계의 아름다운 곳 50선’ 등이 그가 지은 여행 관련 서적이다.
                          
 ▲ 송 회장은 가족들과 함께 배낭여행도 즐긴다. 사진은 스위스 쉬니케플라테에서 아들 송다훈과 함께 한 모습. <사진제공=송일봉 회장>

“5살 때부터 저의 여행은 시작된 것 같습니다. 당시 직업 군인이셨던 아버지가 장남인 저를 이곳 저곳 많이 데리고 다니셨죠. 어려서 기억이 희미하지만 뚝방에 앉아서 보게 된 해지는 모습, 울창한 대나무 숲길 등을 보고 나면 그렇게 포근하고 좋을 수 없었습니다. 또 학창시절에는 책에서 문화재 등을 보면 반드시 가서 보고 싶은 충동이 대단했죠. 배우고 상상했던 모습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여행작가가 된 가장 큰 동기가 아닌가 싶어요”
                           
그런 포근함과 호기심·관찰력 그리고 보고 싶어 하고 궁금했던 것을 확인하는 짧은 순간의 짜릿함 때문에 그는 여행작가가 됐다.
                        
송 회장은 1994년 직장을 그만둔 이후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여행 관련 기고가 많았지만 다양하게 써 왔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여행과 관련된 청탁만 들어왔다. 그 때 자신이 여행전문가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후 2001년에 여행작가 7명(당시는 여행작가라는 이름이 없었다)이 모여 한국여행작가협회를 만들었다. 그는 올 1월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협회에는 주로 방송, 신문, 잡지, 사보, 인터넷사이트 등 각종 매체에서 여행기사를 썼거나 여행서를 저술한 전문 여행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관광 컨텐츠 개발, 새로운 여행지 발굴, 여행문화 발전, 회원들의 저작권 보호 및 증진, 재능있는 여행작가 발굴, 여행작가 학교 운영 등이 주 사업이다.
                                    
 ▲ 2012년 7월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회원들과 함께 한 모습. <사진제공=송일봉 회장>

2009년 처음 설립된 여행작가학교는 현재 총 300여명이 수료했다. 봄 가을 두 차례 교육이 진행되는데 모집 첫날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송 회장은 소개했다. 수강생은 주로 정년퇴직을 앞둔 은행원, 공무원 등 직장인들이 많다.
                               
여행의 중심은 자연, 문화 그리고 사람
                              
송 회장은 국내 방방곡곡을 다녔다. 해외는 1박 이상 한 곳이 100여곳 도시가 된다. 그의 여행의 중심은 자연, 문화, 사람이다.
                                   
“국내외에서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이 제일 어렵습니다. 작가마다 아니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기 때문이죠. 경우에 따라서는 바뀌기도 하고 또 나이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 얘기가 있는 여행지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해외여행지로 감동이 있는 곳 그리고 추천하고 싶은 곳은 오스트리아 오번도르프입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저는 전남 강진이 참 좋고, 사람들에게는 보길도를 추천하고 싶어요”
                               
 ▲ 송 회장은 국내 여행지 중에서 전남 강진 여행이 좋았다고 한다. 사진은 강진 백련사에서 여연 스님과 함께 한 모습. <사진제공=송일봉 회장>

그가 강진이 좋은 이유는 역시 자연이 아름답고 문화가 있는 곳이며 사람 얘기가 있기 때문이다. 송 회장에 따르면 강진 사람과는 누구라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 또 다산 유적지가 있는 곳이다. 서로 종교가 다름에도 다산과 백련사 혜정선사와의 우정어린 얘기는 그의 호기심을 자극하고도 남았음직하다. 남도답사 1번지로 손색이 없다는 게 송 회장의 추천사다.
                                  
“보길도는 해남 땅끝마을에서 가기 좋습니다. 단순한 어촌마을에 섬뿐이라면 큰 감흥이 없겠지만 고산 윤선도 유적지와 고즈넉한 느낌은 그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죠. 또 대흥사 등 주변을 함께 돌아보기에도 좋은 여행지입니다”
                                
그는 젊었을 때의 취재와 지식을 갖고 이제는 여유롭게 즐기는 여행 얘기를 써 보고 싶다고 했다.
                               
 ▲ 2012년 3월 호주 퍼스에서 암벽등반 체험을 마치고 회원들과 함께 했다. <사진제공=송일봉 회장>

그래서 지금은 단순 여행지 소개가 아니라 ‘에피소드가 있는 여행’ 얘기를 책으로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만난 스님들 얘기, 내가 좋아하는 맛집 베스트, 내가 좋아하는 화가 등등을 담아 4월말이나 5월초 출간할 예정이다.
                                       
“또 협회 회장으로서 여행작가를 꿈꾸는 작가들 중에 소신있고 능력있는 사람을 발굴해 좋은 글도 쓰고 좋은 정보를 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제 목표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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