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이율 인하, 4월엔 또 보험료 인상 된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김덕용의 바른 보험

보장성 보험상품, 보장 범위부터 가입목적·조건 다양…가입 전 비교 필수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3-09 16:25:19

또 때가 됐다. 보험료 인상의 달 매년 그렇듯 다음 달인 4월 보험회사의 보험료 인상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매년 손해율과 각종 지표를 반영해 보험료를 조정하지만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보험상품의 예정이율(보험회사가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로 보험금 지급시까지 운용을 통해 올릴 수 있는 예상수익률) 인하에 더욱 초점을 맞춰 최고 약 10%에 육박하는 보험료 인상률을 보험회사들이 예고하고 나섰다.

최근 몇 년간 해마다 저금리 기조로 인한 보험회사의 보험료 인상 이슈는 사실 그리 낯선 소식은 아니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보험 설계사로 느끼는 이번 인상 소식은 그동안 접해왔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예정이율 0.25~0.5%를 한 번에 내리겠다고 보험사들이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보험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사실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잘 모를 것이다. 하지만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회사 운영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

앞서 말했지만 예정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를 통해 거둬들일 수 있는 예상 운용 수익률이다. 그런데 이 부분이 떨어진다고 하면 결국 그 부족한 수익률만큼을 고객들의 보험료에서 충당해야 한다. 그렇다면 보통 우리가 알만한 규모가 큰 보험회사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하를 할 때마다 늘어나는 부채의 규모가 어느 정도일까. 몇 십억원에서 몇 백억원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1000억원대를 상향할 것이고 2022년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인 킥스(K-ICS)가 도입되면 규모가 큰 보험회사의 경우 1조원에 육박하는 부채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보험회사가 예정이율 인하 때마다 고객들에게 보험료를 조금만 거둬들여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게 된다.

그럼 이렇게 보험료가 인상되는 시기마다 보험가입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보험리모델링 상담을 진행 중에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보다도 꼼꼼한 비교가 우선이 돼야 할 것이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보험료가 인상이 된다는 소식만 접해 알아보지도 않고 덥석 보험가입부터 하는 사람을 정말 많이 봐왔다. 이 경우 자칫 다시 보험가입을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오히려 안 하니만 못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다음은 내가 가입하는 보험상품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보장받고자 하는 보장들의 범위가 가장 넓은 상품으로 골라야 한다. 예를 들자면 암 진단비는 생식기암과 대장점막내암(질병코드C)이 일반암에 포함돼 있고 뇌출혈 진단비 보다는 뇌경색이 보장이 되는 뇌졸중 진단비 또는 그보다 보장 범위가 더 넓은 뇌혈관질환 진단비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사실 이 부분은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 봐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이다. 즉 조금만 노력하면 적어도 최악의 조건을 갖춘 보험상품의 가입은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매년 보험료 인상 소식을 접할 때마다 “보험료 5000원 인상은 20년이면 120만원의 납입보험료를 더 낼 수 있다”라고 소비자들에게 강조하며 한 가지 더 짚어주는 것이 있다. 보험료 인상이 무서워 꼼꼼히 비교도 안 해보고 보장범위가 좁은 보장성 보험을 가입했다고 가정하자. 이후 적게는 1~2년에서 많게는 거의 10년 가까이 보험을 유지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손해는 돈이 절대 아니라고 말한다. 그동안의 시간이 정말 큰 문제가 된다고 알려준다.

돈이란 것은 단순히 내가 벌어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될 수 있지만 시간은 어떻게 되돌려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보험료가 인상이 되기 전 보험가입을 서두르면 좋다는 것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사실 하나에 집중해 보험을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면 조금은 여유를 갖고 꼼꼼히 비교해보고 생각할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