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국의 시국처 동모산 위치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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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헌식의 대고구리

동모산 비정지, 학벽시 최고봉 모산…천문령과도 거리 가까워

성헌식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5-25 10:53:43

한·중·일 사학계가 설명하는 발해의 건국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고구려 멸망 후 대조영(大祚榮)은 부친 걸걸중상(乞乞仲象)을 따라 당나라 영주(營州) 땅으로 들어가 게릴라식 유격전을 펼쳤다. 696년 거란추장 이진충과 손만영이 당나라에 반기를 들어 혼란해진 틈을 타 걸걸중상은 말갈의 추장 걸사비우와 함께 영주를 벗어나 동쪽으로 가서 봉기하고자 했다.

이듬해 양부 이진충과 손만영이 죽자 당나라에 투항해 재상 적인걸의 휘하장수가 된 이해고는 698년 대장군에 제수돼 12만 병력을 이끌고 대중상과 걸사비우를 공격해 죽이고는 천문령(天門嶺)에 이르렀다가 대조영의 매복에 걸려 이해고를 제외한 전 병력이 전멸당하고 말았다.

대조영이 요동의 동쪽 동모(東牟)산에서 고구려 유민과 말갈족으로 발해(渤海)국을 세웠는데 나라이름을 당시 발해로 불렸던 경박호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당시 당나라의 발해는 현 중국의 내해라고 말하고 있다. 참고로 원래 발해는 하남성과 산동성 사이에 있던 큰 내륙호수인 대야택이다.

그러나 <태백일사 대진국본기>에 의하면 668년 고구리가 망하자마자 대중상이 동모산에서 후고구리(後高句麗)를 세워 32년간 재위했다. 뒤를 이은 대조영이 홀한성을 쌓아 도읍을 옮기고 당나라 장수 이해고를 천문령에서 대파한 후 체제를 정비하고는 국호를 대진(大震)으로 바꿨다. 이렇듯 동모산은 대중상의 후고구리 건국과 관련된 곳이다.

동모산이 길림성 돈화현에 있는 성산자산성으로 비정된 이유는 부근에서 정혜·정효 공주의 무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만주의 경박호가 발해가 아니듯 돈화의 성산자산성 역시 동모산이 될 수 없다. 그 이유는 발해군(渤海郡)이 <한서지리지>에서 유주(幽州)에 속하는 행정구역인지라 산서성 남부나 북부 하남성 어딘가에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중원에서 멀고먼 동만주에 발해(경박호)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부류는 일제식민사학뿐이다. 발해 강역이 동만주로 한정된 이유는 반도사관에 의해 고구려 강역이 만주였고 통일신라 강역이 대동강과 원산만을 잇는 선으로 왜곡되었기 때문에 거기에 짜맞추려다보니 그리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진짜 동모산을 찾아보기로 하겠다. 산 이름에 동서남북이 붙어있으면 그 방위가 없는 상태의 산 이름을 검색하기도 한다. 먼저 <중국고대지명대사전>에서 동모산에 대한 검색결과는 없고 모산(牟山)을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여러 곳이 나타난다.

1) 在牟平县东北三里，京名东牟山，《隋书地理志》“牟平有牟山，”山之阳地势平广，故有牟平之名。(모평현 동북 3리에 있는데 수도명이 동모산이다. <수서지리지>에 모평은 모산에 있는데, 산 북쪽의 지세가 편평하고 넓어 옛날에 모평이란 이름이 있었다.)

2) 在山东安丘县西南十五里，隋牟山县取名于此，《齐乘》安丘南二十里有牟娄山，本牟夷国，密之诸城有娄乡，左因置牟山县，今讹作朦胧山。(산동성 안구현 서남 15리에 있으며 수나라 때 모산현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3) 在河南汤阴县西四十里，汤河出此，即水经注所谓石尚山也。

(하남성 탕음현 서쪽 40리로 탕하가 나오는 곳. 즉 수경주의 석상산이다.)

이 중에서 3)북부 하남성 탕음현에 있는 학벽시 최고봉인 764m의 모산이 대진국의 시국처인 동모산성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개봉시의 정북쪽에 있고 은허 유적지와 가까운 곳이다. 고대 발해였던 대야택의 북쪽이고 <한서지리지>의 유주지역이기 때문이다.

또 <사기정의>에 “탕음현 서쪽 58리에 모산이 있다. 무릇 중모읍은 이 산 측면에 있다. 조사를 해보니 학벽 서쪽에는 오산이 있으며 해발고도 763m로 학벽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맥으로 소태산(小泰山)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 개원(고종)묘지는 여기가 당나라 때 모산이라고 칭했다고 설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기록이 있어 더욱 그렇다.

(《史记正义》: “汤阴县西五十八里有牟山,盖中牟邑在此山侧也” 经调查,在鹤壁西有“乌山”, 海拔高度763米,为鹤壁周围最高的山脉, 调查的唐开元墓志说明这里至少在唐代已有“牟山”之称.)

학벽시 서쪽 20km에 있는 모산을 대진국의 시국처인 동모산으로 확정적으로 비정한 다른 하나의 이유는 대진국의 대조영과 당나라 장수 이해고가 천하의 패권을 놓고 일전을 벌였던 천문령(天門嶺)이 동모산으로부터 서쪽으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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