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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 <빌립보서 4 : 19>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고 한다. 돈 준다는데 마다 할 필요가 없다. 나중에 세금을 더 내든 말든 우선 먹고 나 보자. 생각지도 않은 돈이 생겼으니 가족들하고 고기나 사먹겠다.”
지금 국민들이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에 홀딱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 나이 불문하고 가진 자나 없는 자나, 배운 자나 못 배운 지나, 지위가 높은 자나 낮은 자나 가릴 것 없이 모두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쥐약 같은 돈 몇 푼에 히죽거리고 있다. 정치인들, 공무원들, 교수들, 군인들, 언론인, 방송인들 모두들 공짜에 미처 돌아가는 형국이다.
물론 이런 글을 쓰는 필자도 마찬가지다. 일단 신청하라고 하니 손해를 보는 것 같아 지원금 신청을 했다. 당연히 받아야 할 내 돈처럼, 어려운 시점에서 적은 돈이라도 생기니 좋기는 하지만 그 돈의 출처가 어디이며, 어느 항목에서 지출되는 것일까? 국고(國庫)가 그렇게 넉넉했는가? 혹 다른 나라가 우리에게 지원금으로 보내 준 돈일까?
그저 받으니까 좋아만 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제 살 제가 뜯어 먹듯 바로 국민들이 낸 피(血)같은 세금이다. 결과적으로는 국고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더 내야 한다. 물론 지금은 개개인 모두에게는 어려운 시기지만 문재인 정권이 안 써도 될 돈을 마치 자기 돈 인양, 인심 쓰듯 마구 쓰면서 생색을 내고 있다.
지금 내가 받은 긴급재난지원금은 기업과 일반 국민들의 피땀의 소산이다. 이걸 공짜로 받았다고 좋아하며 표(票)를 던진 국민(유권자)들, 정말 한심스럽고 안타깝기만 하다. 지금 국가 채무가 지난해 말 728조8000억원에서 올해 120조3000억원이 더 늘어날 조짐이다. 올해 말 국가 채무는 약 848조가 돼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5%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지금 우리가 받은 지원금은 자손들에게 안겨주는 미래의 빚이 돼 버렸다. 결국 조상들 잘못 둔 죄로 자손들은 1600만원의 빚을 떠안고 빚쟁이로 태어나게 됐다. 이미 지나 간 일. 가슴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없지만 전부 선거 표 장사를 위해 돈쓰는 포퓰리즘의 전형인데 국민들은 공짜로 돈이 생겼다고 좋아하며 희희낙락했다. 그런데 결말은 어떻게 될까? 국고가 거덜 나면서 그 고통은 고스란히 공짜 돈을 즐긴 국민(나)들 몫인 걸 정녕 모르고 있었는가?
논어에 ‘견리사의, 견위수령(見利思義 見危授命)’이란 말이 있다. 이는 “이득을 보면 의(義)를 생각하고 위급에 처한 것을 보면 목숨을 던져 구한다”는 뜻이다. 이런 품성을 가진 사람이 진정 인격을 완성한 사람이라고 공자는 말하고 있다. 여기서 의(義)는 올바름과 정의로움을 말한다.
이번 선거기간 중 지출된 긴급재난지원금이 과연 의로운 돈일까? 과연 지금 대한민국에 그 같은 의가 살아있기나 한 걸까? 어쩌다 보니 온갖 비리로 지탄을 받아도 실세(實勢)로 존재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눈물을 팔아 돈을 벌고 부자가 되어 집권당의 국개(犬)의원이 되는 개(犬)같은 세상이 되었다.
그래도 정치꾼들은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며 생뚱맞게도 친일파들의 모함이라고 둘러댄다. 진정 이게 제대로 된 의의 나라, 정의의 나라인가. 옛날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이 있었다. 그런 사고의 백성들이였으니 오죽 할까? 350여년이 지났지만 그 속성은 변하지 않고 한국인들의 DNA가 되어 피 속에 흐르는가 싶어 무서운 생각이 든다.
국민들의 의식이 그래서일까. 여전히 기본소득이 화두가 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전유물인줄 알았는데 요상하게도 보수 야당을 자처하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역시 ‘기본 소득이 사각지대를 없애고 빵 사 먹을 자유를 줄 좋은 제도’라고 부채질을 한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이 수요부족 시대에 꼭 필요한 경제정책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이 지사의 말대로 모든 국민이 기본소득을 받으면 사각지대 문제는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기본소득 방식은 급여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이 지사의 논법대로라면 15조원으로 기본제도를 도입할 경우 1인당 받는 금액이 겨우 월 2만4000원에 불과하다. 2년 치 공공부조 예산인 30조원으로 기본소득을 도입한다 해도 5만원이 채 안 된다.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 하에 1인 가구 수급자는 생계급여로 최대 월 52만원, 주거급여로 26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심지어는 실업자도 최대 198만원을 지원 받는다. 복지국가의 사회보장은 상부상조와 사회적 연대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의 경우 아프면 누구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기본소득처럼 아프지도 않은 데 병원 가라고 미리 돈 주고 약을 주지는 않는다. 대신 아픈 사람에게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부여한다. 따라서 사각지대 문제는 기본소득방식이 아닌 사회보장 방식으로 접근성을 마련 개선해 푸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과연 전 국민 기본소득이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될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재분배는 조세와 급여지출 양쪽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본소득으로 누구나 동일 금액을 받으면 소득재분배나 양극화 해소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전 국민 기본소득보다는 저소득층이나 실업자 등 소득이 급감한 계층에 복지 급여를 주는 것이 총 소비를 늘리는데 더 효과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일자리 감소를 전제로 기본소득을 주기보다는 노동시장의 수요에 부응하는 직업 역량을 갖추도록 평생학습체제를 강화하고 계단식의 복지안전망을 활용해 진짜 어렵고, 도움을 받고자 할 때 확실하게 보호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더 시급하다고 본다. 물론 경제전문가들이 더 잘 알겠지만 기본소득 제도 취지는 좋은데, 재정 소요가 너무 많아 당장은 하기 어려운 제도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외적으로는 모두가 똑같이 받으니 공평해보이겠지만 기본소득은 상부상조가 없고 소득보장제도로서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특히 재분배 효과나 소비증대효과도 기존 복지급여만 못하고 미래 사회에 대한 대비책으로도 부족하다.
탁상공론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피해는 모두 국민 몫이 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정치권이 쏘아 올린 전 국민 기본소득 제 논쟁에 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동의하기 어렵다”며 쓴 소리를 했을까. 최근 여야 가리지 않고 연간 수백조원이 들어가는 기본소득 제 논의가 뜨겁게 되자 재정당국 수장인 홍 장관이 보다 못해 공개 반론을 취한 것이다. 홍 장관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기본소득제을 도입한 나라가 없을뿐더러 전 국민에게 30만원씩만 지급해도 200조원이 된다” 며 “200조원을 더 거둬서 우리 아이들이 부담하게 하는 게 맞느냐?” 고 되묻는다.
홍 부총리가 이 같은 전 국민 화두를 갖고 정치권과 대립각을 세운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싸고 정치권에 반기를 들고 쓴 소리를 했다. 당시 홍 장관은 소득하위 70% 지급을 고집했지만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의 압박으로 한 발 물러서야만 했다. 사표도 불사했지만 그 역시 절대적 힘에 의해 주저앉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청와대와 여권에 대해 “지금 복지체계에서 기본소득제는 불가능 하다”며 “지금은 복지체계를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를 같이 논의해야 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큰 소리를 냈다.
홍 부총리의 주장은 근거 없이 하는 말이 아니다. 언론에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전 국민에게 30만원씩을 매달 주려면 연간 186조6000억원이 있어야 한다. 지급 과정에 투입되는 행정비용까지 감안할 경우 200조원에 달하는 재원이 필요하다. 더구나 최근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처럼 일회성이 아니라 매년 들어가는 돈이다.
경제학계의 우려도 홍 부총리 주장과 마찬가지다. 한 경제학 교수도 “복지정책의 실패를 반성은커녕 오히려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누자’는 논의로 빠지면 안 된다” 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기본소득은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의 선례처럼 한번 지급할 경우, 계속해야 한다” 며 “정치권의 논리보다 경제적 논리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본소득제 도입을 위해서는 어떤 세금을 무슨 명목으로 얼마를 더 거둘지에 대한 증세 논의도 필요하다. 청와대와 정치권은 경제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경청(鏡聽)하는 자세가 되어야 하고 국민이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너희가 피곤하여 낙심치 않기 위하여 죄인들의 이같이 자기에게 거역한 일을 참으신 자를 생각하라.” <히브리서 12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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