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외 가입하는 간병보험, 독이 되는 건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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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 보험

보장이 목적, 절대 저축이 될 수 없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7-13 23:25:32

“10년, 20년이 지나고 나면 내가 납입한 원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돌려주는 보험이라고 해서 노후자금을 만들기 위해서 상품을 가입했습니다.”

이 말은 연금보험을 가입한 후 말한 것이 아니다. 간병보험이나 치매보험을 가입한 후 나온 이야기다.

지난해부터인 것 같다. 자꾸 본연의 목적 외에 다른 목적을 생각하고 보험을 가입했고 과연 선택을 잘 한 것인지 확인을 받고 싶어 하는 문의 전화를 심심찮게 받았다. 대부분의 내용은 노후 자금을 위해 가입하거나 목돈을 만들기 위해서 가입했다는 것인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고 당황스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목적과 부합하지 않은 자칫 위험한 폭탄이 될 수 있는 아주 극단적인 생각만 가지고 보험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이 아닌 보장성 보험인 간병보험이나 치매보험을 가입하면서 먼 훗 날 내가 납입한 원금보다 많은 돈을 준다는 말만 믿고 덜컥 비싼 금액의 보험 상품을 가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당국도 이에 대해서 경고를 하고 있지만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교묘하게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간지러워하는 부분만 거론하며 긁어주는 척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보험을 가입하기에 앞서 내가 납입하는 보험료를 상당히 아까워하는 경향이 있다. 비용지불이 아닌 피 같은 내 돈을 가져갔으면 무엇이라도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보상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번 믿었던 가까운 지인 보험설계사에게 당했다며 불만만 늘어놓는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이 사태도 같은 원리다. 비용지불로 생각하지 않으니 본연의 목적인 보험보장은 뒤로 한 채 내가 보장받지 못하면 그 원금이라도 찾겠다는 생각으로 보험을 가입하는 것 아닌가. 정말 위험한 생각이다.

보험회사는 바보가 아니다. 손해 볼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고 그 동안 필자가 몇 번을 강조하지 않았는가. 위와 같이 가입한 간병보험이나 치매보험은 10년, 15년 또는 20년 후에 결국 내가 납입한 원금보다도 더 많이 줄 수 있는 구조이며 그 기간 안에 형편이 여의치 않아 보험계약을 해지라도 하면 내가 납입한 원금은 구경도 못하거나 일부만 받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왜냐하면 연금이나 저축보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을 너무 맹신하는 선택이 아닌가. 그 기간 안에 아무 일도 없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장밋빛 미래만 상상하고 가입한다. 몇 년도 길다면 길 텐데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자금을 묶어 둬야만 한다. 이는 유지하기가 생각보다 정말 쉽지 않다고 냉정하게 지적하고 싶다. 금액이 진짜 작은 금액이라면 또 모를까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이 넘어가는 보험상품도 봤다.

한 달, 두 달 납입하는 금융상품이 아니다. 적금상품처럼 해지만 하면 원금을 보장해주는 그런 상품도 아니다. 그냥 보장을 받기 위한 보장성 상품이다. 그런데 그럴싸한 방향설정으로 인해 목적 외의 다른 무언가를 생각하고 위와 같이 보험을 가입했거나 가입고민을 하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볼 것을 권유하고 싶고, “설마”하는 마음이 나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고려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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