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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文이 할 일은 종전선언 아닌 북한 규탄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대응 미흡…정략적 이용은 국민 배신행위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10-11 11:12:35

“왕의 노함은 사자의 부르짖음 같고 그의 은택은 풀 위의 이슬 같으니라.”<잠언 19 : 12>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얼마 전 달만한 크기의 별똥별이 떨어졌는데 그거 길조(吉兆)가 아닌가! 제발 그렇게 되었으면 얼마나 좋겠나. 어느 지역 야당에서 추석 귀성객 환영을 위한 현수막에 ‘달님은 영창으로’란 문구가 있는데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정말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맞나?”
 
추석을 맞이하면서 국민들이 쏟아낸 불만들이다. 너무 분노할 게 많다보니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예 분노할 에너지마저 고갈된 듯 패닉 상태가 된 것 같다.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됐는데도 정부는 대통령이 주무시고 계시다는 이유로 보고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친서를 주고받을 정도로 연락망이 살아있음에도 구명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수많은 의문과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데도 느닷없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 된 공무원을 월북자로 단정했던 정부가 북측의 사과가 이례적으로 빨랐다고 평가하며 태도도 변했다. 반면 유가족에게는 그 어떤 유감이나 사과도, 위로 말도 표명하지 않았다.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의 사실들을 묶어주는 것은 오직 하나.
 
북한군에 무참하게 사살된 국민을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취급한 정부의 그릇된 인식이다. 어떻게 정부가 자국민의 안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었을까? 국민을 피격에서도 보호하지 않은 정부라면 그 정부가 추진하고자하는 남북관계 안정과 평화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뒤늦게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희생자가 어떻게 북한 해역으로 가게 됐는지 경위와 상관없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사건 발생 엿새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어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군의 만행을 규탄하거나 정부의 대응 소홀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없었다.
 
과거 간첩으로 징역을 살고, 6·25전쟁 시 우리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던 인물들을 존경한다며 치켜세웠던 문 대통령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인식과 정부의 시각이 또 다시 드러나면서 실망을 뛰어넘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북한군에 의해 저질러진 대한민국의 피격 사망 사건이다. 그럼에도 최고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은 “어떻게 북한 해역에 가게 되었는지?”라며 마치 월북을 시도하다 빚어진 실종 사건쯤으로 호도하는 인상을 보여줬다.
 
거기다 북한이 보냈다는 전통문에 대해서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곧 바로 직접 사과한 것은 사상 처음이며 매우 이례적”이라며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고 선서했던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런 대통령은 이 사건을 계기로 남북 군사통신선 복구를 희망했다. 다수 국민의 분노엔 두 눈을 감고 이참에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대통령의 임무를 망각한 비상식적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북한 측 주장에 휘둘려 끌려 다니는 모양새다. 국민을 우선하는지, 북한이 우선인지 헷갈릴 정도로 대통령의 의중을 알 수 없다.
 
피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문대통령을 현장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을뿐더러 단호한 결의 표명도 없었다. 대신 정부는 대남공작 부서인 북한 통일전선부가 전한 김정은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남북대화의 실마리라도 잡은 듯 감읍하며 공동조사 요청만 공허하게 외치고 있다.
 
국군 통수권자이자 국가 안전보장회의(NSC) 의장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은 대통령이 취침 중이라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놨다. 이런 참모들을 어떻게 믿고 국민들이 밤잠을 편히 이루겠는가. 북한이 얕잡아 보고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될 사건이다. 대통령이 보인 태도에도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8·15광화문 집회와 의사들의 집단 시위에서 보였던 모습과는 달리 청와대 관계자를 통해 강한 유감을 전한 게 전부였다. 특히 문 대통령 측은 지난달 23일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 되었음에도 불구, 유엔 총회 연설에서 종전 선언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녹화가 된 내용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구구한 변명을 늘어놨다.
 
사살된 공무원을 월북자로 낙인찍어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숨진 해양부공무원의 고교생 아들이 “아버지는 월북할 사람이 아니다.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 자녀나 손자라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며 “한 가정의 가장을 하루아침에 이렇게 몰락시킬 수 있는 자격이 누구에게 있느냐?”고 대통령에게 되묻는 서한을 보내자 문 대통령은 “나도 가슴이 아프다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란 형식적인 답신을 짧게 내놓았다.
 
그런데 그 답신의 잉크가 마르기 전 무엇이 그리 급한지 문 대통령은 또 다시 종전선언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금 문 대통령이 할 일은 따로 있다. 북한의 우리 국민 피살 만행을 엄중히 규탄하고 관련 의혹을 투명하게 밝혀 상처입은 유족과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북한이 다시는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르지 못하게 단호한 결의를 보여줘야 하는 게 우선이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아직 판단은 이른 감이 있다. 두 아이 아빠의 비극을 속단하며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자칫 한 가정이 파멸될 만큼 위험하다. 이를 보면서 잊혀 진 비련의 한 여인이 생각나면서 등골에 식은땀이 난다. 20여 년 전 한국을 떠들썩하게 한 ‘윤태식 게이트’다.
 
1987년 1월 윤태식은 홍콩에서 만나 결혼한 부인 수지 김(본명 김옥분)과 말다툼 끝에 부인을 살해한 후 살인을 은폐하고 한국에 가기위해 월북을 시도하는 것처럼 하고는 “납치 직전 탈출했다”는 기괴한 거짓말을 지어냈는데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관여하면서 엉뚱하게도 북한의 미인계 공작에 의한 여간첩 납치 미수사건 일명 ‘수지 김 사건’으로 둔갑해 당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안기부는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당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남북문제 이슈로 바꿔 희석시키기 위해 조작을 한 것이다. 국가 안위를 위해 불귀의 객이 된 김옥분은 졸지에 여간첩으로 낙인이 찍혔다. 그 여파로 수지 김의 어머니는 실어증을 앓다가 숨졌고 맏언니는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다 객사했고 여동생은 이혼 당하고 그 아들은 간첩의 씨앗이라는 오명으로 핍박을 받았다.
 
다행히 2001년 재수사로 진실이 밝혀져 국가 배상(45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천추의 한이 다소나마 풀렸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파괴된 한 가정에 대해 그 무엇으로 보상이 된단 말인가.
 
분명한 것은 이번 사살사건이 그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끝낼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전쟁, 정당방위 같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살인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퉁 치는 나라는 없다. 북한은 무조건 이번 사건에 대해선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 따라서 북한은 적절한 배상을 해야 한다.
 
김정은 자신이 사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한 만큼 북한 당국이 책임지고 피해자 가족에게 배상금을 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국가가 나서서 적절한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국내에는 20억원 가량의 북한 저작권료가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주도 아래 북한 방송의 영상 등을 사용하는 대가로 남측 미디어업계로부터 받는 돈이다. 그래서 숨진 공무원의 유족들이 국내 법원에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 배상을 받을 길이 열릴 수 있다. 북한에 억류됐다 2015년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유족도 그런 방법을 써서 미국 내 ‘김정은 은닉 자산’을 압류하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입을 굳게 닫고 있는 정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참으로 해괴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과 북한 개별관광 촉구 결의안 등이 상정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사살됐는데도 관광을 재개하고 종전선언을 촉구하자는 게 제정신 있는 사람들인가.
 
국민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정략적으로만 이용하려는 집권당의 몰염치는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다. 국회에서 규탄 결의안조차 못 냈다.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권은 북한 감싸기에 호들갑을 떨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통일의 수단이 아니다. 최고의 가치는 국민 개개인의 생명이고, 국가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과연 문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브리서 9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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