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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SUV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뇌리를 스치는 이름이 있다. 젊은 세대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투싼이다. 투싼은 세단이 점령하다시피 했던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SUV 모델 중 하나다. 넓은 실내 공간과 파워풀한 주행 성능을 갖췄는데도 차급 대비 경제성이 뛰어나 수많은 2030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다.
젊은이들의 선택을 받아 온 투싼이 2015년 3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4세대 모델로 국내 소비자 앞에 돌아왔다. 기존 모델보다 한층 매끄럽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 3세대 플랫폼으로 넓어진 공간은 물론 주행 안정성과 안전도 역시 향상됐다. 신규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강력해진 동력 성능과 연비 효율을 자랑하고 쾌적한 감성 공조 시스템 및 최첨단 인포테인먼트 사양 등도 탑재돼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체적·감각적인 외관 이어 안정감 있고 쾌적한 실내…최근 유행하는 차박에 최적화
처음 마주한 신형 투싼은 기존 모델보다 훨씬 날렵하면서도 화려했다. 특히 정교하게 세공된 보석처럼 빛의 변화에 따라 입체적으로 반짝이는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이 눈에 확 꽂혔다.
신형 투싼의 측면부를 보고 있으면 정지한 상태인데도 마치 앞으로 달려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측면을 따라 유려하게 흘러가는 라인에 각진 휠 아치가 조화를 이루면서 훨씬 입체적이고 감각적인 차체를 선뵌다.
투싼은 ‘뒤태’에도 신경 썼다. 후미등을 감싸고 있는 검정 테두리 위에 ‘파라메트릭 히든 램프’를 적용해 후미등 점등 시 삼각형 형상이 모습을 드러내는 ‘히든 라이팅’ 기법으로 남다를 뒤태를 완성했다.
이는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가 적용된 덕분이다. 현대차는 ‘파라메트릭 다이나믹스(Parametric Dynamics)’ 테마를 구현해 혁신적이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갖추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는 “신형 투싼은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완결하는 동시에 현대차의 도전적이고 대담한 정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SUV가 될 것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외관이 화려한 이미지였다면 실내는 아늑한 이미지가 강조됐다. 운전석에 앉으면 문에서부터 센터페시아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곡선 덕분에 포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답답하지는 않다. 덮개가 없는 10.25인치 개방형 클러스터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아 오히려 쾌적하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센터페시아 양 옆에서 시작해 슬림한 송풍구로 구성된 대시보드를 거쳐 뒷 좌석 도어트림까지 이어지는 은빛 장식은 공간을 더욱 넓게 보이도록 만든다. 또 대시보드 아래로 위치를 내린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풀터치 방식의 센터페시아, 전자식 변속버튼 등을 탑재해 깔끔하고 정돈된 실내를 구현했다.
더구나 실내 공간은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의 뼈대를 완전히 바꿨다. 전장은 4630mm로 기존보다 150mm 늘었고 축간 거리 역시 2755mm로 85mm 길어졌다. 2열 레그룸도 80mm 늘어난 1050mm로 동급 대비 최대일 뿐 아니라 중형 SUV인 싼타페와도 맞먹는 수준의 실내 공간이 확보됐다.
또 접어서 밑으로 수납되는 ‘폴드&다이브’ 시트를 2열에 적용해 실내 공간을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차박’에 최적화된 셈이다.
주행보조·차로 유지 기능 등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 탑재…커넥티드 카 서비스 유용
신형 투싼에는 동력 성능과 연비 경쟁력을 향상시킨 스마트스트림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처음으로 탑재됐다. 이에 엔진 최고 출력 180ps, 최대 토크 27kgf·m, 시스템 최고 출력 230ps, 복합연비 16.2km/ℓ의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재미있는 점은 신형 투싼이 최근 자동차 업계의 흐름과 반대되는 행보를 걷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하이브리드에는 내연기관 엔진의 연비를 높이기 위해 일반 모델에 비해 배기량이 적고 출력이 낮은 파워트레인이 탑재된다.
그러나 신형 투싼은 정규 모델의 1.6리터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보강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에 강력한 동력 성능과 경제적인 연비,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신형 투싼을 타고 2시간 여를 달리는 동안 기자는 도로 교통 법규를 준수하며 주행했다. 고속도로와 일반 국도를 번갈아 달렸고 교통 체증이 발생한 구간도 더러 있었다. 누구나 일반적으로 겪을 수 있는 상황을 거쳐 최종 기착지에 도착했을 때 연비를 확인해보니 약 22km/ℓ였다.
신형 투싼이 뛰어난 경제성을 자랑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배기량 2000cc 이하급 가솔린 차량들도 웬만해선 복합연비 20km/ℓ 수준에 근접하는 만큼 기대에는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기존의 변속기로 주행하던 경험이 익숙했던 기자에게 전자식 변속버튼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주행 버튼을 누른 후 가속하면 별다른 조작 없이도 6단까지 자동 변속된다. 변속 과정에서도 흔들림 없는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더구나 기어 스틱이 없으니 주행 내내 오른손으로 핸들을 잡고 편안하게 핸들링할 수 있었다. 매뉴얼 모드는 없으나 필요 시 패들시프트로 수동 운전할 수 있다.
신형 투싼에 적용된 다양한 주행보조 기능은 현대차의 최첨단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고속도로주행보조(HDA) 기능은 옆 차로 차량의 이동 속도에 따라 가감속을 해줘 안정감 있고 자연스러운 차로 변경을 도왔다. 다만 고속도로에 특화돼 있다 보니 일반 도로에선 사용이 제한적이었다.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차로 유지 보조(LFA) 기능은 운전자로 하여금 안전한 주행이 가능케 했다. 차로를 벗어날 것 같거나 안정적으로 핸들링하지 않는 경우 클러스터에 경고등이 켜지며 운전자에게 차로를 유지하도록 안내했고 핸들이 살짝 고정돼 운전자가 올바른 방향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밖에도 신형 투싼엔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들이 대거 적용됐다.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기능이 기본 탑재됐다.
또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안전 하차 경고(SEW) △후측방 모니터(BVM)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후석 승객 알림(ROA) 등은 소비자가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시승에선 경험할 수 없었으나 △스마트 키 없이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 출입이나 시동이 가능한 현대 디지털 키 △제휴된 주유소나 주차장에서 비용을 지불할 때 별도 카드 없이 차량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손쉽게 결제 가능한 현대 카페이 △차량에서 집 안의 조명, 에어컨 등 홈 IoT기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카투홈 등 고객을 배려한 커넥티드 카 서비스는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2857만~3467만원이다. 이는 하이브리드 세제 혜택과 개별소비세 3.5%를 반영한 가격이다. 투싼 1.6 가솔린 터보 모델은 2435만~3155만원, 2.0 디젤 모델은 2626만~3346만원이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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