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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를 품는 자와 사귀지 말며 울분한 자와 동행하지 말지니 그의 행위를 본받아 네 영혼을 올무에 빠트릴까 두려움이니라.” <잠언 22 : 24 ~25>
어떤 사람이 말을 타고 황급히 달려가고 있었다. 밭에서 일하던 농부가 일손을 멈추고 물었다. “여보시오, 어디를 그리 급하게 달려가고 있습니까?” 그러자 말을 탄 사람이 대답하기를 “나에게 묻지 말고 말한테 물어보시오”라고 했다.
네덜란드의 신부인 헨리 나웬이 베트남에서 온 수도승에게서 들었다는 이야기다. 어디론가 바삐 달려가고 있기는 한데 그 방향과 목표를 모르는 채 무조건 쫓겨 가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꼬는 풍자적인 이야기로 들린다. 특히 집권 여당은 이미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를 포기하고 청와대 애완견(犬)을 자처하며 거수기가 돼 버렸다.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방향 감각을 잃은 채 자기존재가 누구인지 의식조차하지 못하고 거대한 조직의 힘에 눌려 정신질환자의 신세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국민들은 피곤함을 느끼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15 총선에서 거대여당이 되면서 절차와 합의를 중시해야 하는 의회민주주의 원칙을 아예 무시하는 행태를 일삼고 있다. 특히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 등에 직결되는 민감한 법안일수록 이념적 편향을 배제하고 야당과 충분한 논의와 타협을 통해 문제점과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건만 이른바 개혁 입법이란 명분을 앞세워 의석수로 시한을 정한 뒤 법안 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협치, 소통을 강조하던 대통령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 여당 당 대표도, 국무총리도 자기 색깔이 보이지 않는다. 20대 국회를 파행으로 이끌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은 여당이 잉크도 마르기전 단독으로 개정안을 제출한 뒤 이달 9일 정기국회 마지막 날 초고속 처리를 벼르며 야당을 협박하는 핵심법안이다. 꼭 대다수가 우려를 나타내는 공수처를 굳이 신설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또한 국정원법 개정안은 자칫 국가안보에 큰 구멍을 만들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정보전쟁 시대에 우리 정보기관이 스스로 손발을 묶으면 북한과 간첩들만 이롭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매우 크고 심각하다.
지난 1일 서울 행정법원이 ‘직무집행정지 처분이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한 검찰청법 취지를 몰각(沒却)했다. 검찰총장이 법무부장관의 지휘 감독권에 맹종할 경우 검사들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유지될 수 없다’는 결정문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자리로 돌려보낸 이후에도 청와대와 법무부가 여전히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강행할 태세다.
아예 여고 동창회에서조차 배제된 채 빈축을 사고 있는 기인으로 불리는 추미애 장관이 이번 판결에 불복, 상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재고하라는 검사들의 성명, 부적절하다는 감찰위원회의 권고, 문재인 대통령의 은사가 포함된 2000명의 전국 법대교수들의 성명을 비롯해 경희대 재학생들이 문 대통령과 동문이라는 게 부끄럽다는 글마저 떠올랐는데도 법원의 제동까지 모두 무시하는 오기가 개탄스럽다.
오히려 청와대와 집권 여당 수뇌부, 행정 수장, 추 장관은 검찰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 회부에 반발하는 대신 스스로를 돌아볼 때라며 이는 윤 총장이 초래한 자업자득이라느니, 윤 총장이 지키려고 했던 것은 자신의 자리요 검찰의 특권이라느니. 또한 검사들이 자기 권력을 지키기 위한 집단행동이라는 말로 비하하고 있다.
중재를 해야 할 문 대통령은 무엇이 그리 급한지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30일 사임하자마자 곧바로 법무부 차관에 이용구 변호사를 내정했다. 이 차관이 올해 4월까지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재직했다고는 하지만 이후 8개월간 변호사로 일했는데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자리 메꾸기에 바빴다.
고 전 차관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 개최에 반대하다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표를 냈다. 사임하지 않으면 고 전 차관이 징계위의 위원장 대리를 맡아야 했는데 많은 부담을 느낀 것 같다. 특히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되어져 후세에 손가락질 당하기가 싫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검사 대부분이 징계반대 성명에 동참했고 그마나 일부 검찰 간부는 징계청구 과정에 관여해 기피신청 대상이다.
외부에서 위촉된 위원은 불참할 것이란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지난 2일에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사의를 표했다. 법무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징계위원으로 지명되었기 때문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문 대통령이 주창했던 정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 검찰에서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이뤄지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 추 장관은 징계위를 열어 윤 총장만 제거하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되고 자기들 세상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같다.
이는 정말 민심을 거스르는 착각이자 오판이다. 불구덩이에 가스통을 짊어지고 스스로 들어가는 모양새다. 민주화와 민주주의를 거창하게 내세웠던 더불어민주당이 오만해진 탓인지 아예 귀를 틀어막고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색안경을 낀 채 눈을 부릅뜨고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오만 탓인지, 피해의식 탓인지, 그 방자함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그래서일까. 자기들과 생각이 다르면 어제의 내 편도 모두 악(惡) 으로 간주하고 들을 필요가 없다며 네 편으로 몰아 죽이려하고 있다.
최근 추미애 이탈행동에 지적을 하며 추미애 퇴진론을 주장하던 여당 중진의원들에게 친문 핵심자들로부터 수백건에 달하는 문자 폭탄이 쏟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 “공수처 출범시키고 윤석열을 배제하면 사법정의가 바로 서느냐”고 바른말을 했던 조응천 의원도 역시 문자 폭탄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같은 목소리를 낸 대부분의 여당 의원들은 “명색이 국회의원으로서 세비나 축내는 식충이가 되고 싶지 않았다. 하필 왜 내가 총대를 메야 해?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내가 목소리를 안내면 거기(국회)에 왜 있나”라는 마음에서라고 했다.
그럼에도 일부 기생충 같은 여당의원들은 “아사리 판에 다구리(싸움)붙어야지 그렇게 반대를 하면 되겠나”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원의 상징은 저울이다. 결국 입법부가 저울을 망가뜨리는 작태를 벌리고 있는 거다.
영원할 것 같았던 문빠의 나라도 이제 해가 지고 있는 것 같다. 지난 3년 반 동안 민주당을 쥐락펴락했던 이니 맹종자들이 한 줌의 모래알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무대포인 추 장관의 윤석열 축출 작전은 ‘추미애의 푸들’ 소리를 들어온 이성윤 서울 중앙 지검장마저 돌아서게 했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징계위원장 자리를 제안받자 곧 연가를 내고 자리를 피했다. 사직 여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은 분위기다. 또 윤 총장의 법관 사찰 의혹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법무부가 수사의뢰서에서 삭제했다고 폭로한 이정화 검사, 이 검사는 앞서 지난 2017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아들 특혜채용 의혹관련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로서 이 정권의 위선을 체감하는 한편 공무원이 있지도 않은 죄(사찰)를 덮어씌우는 것 같은 ‘직권남용’에 연루되면서 쇠고랑을 찰 수도 있다는 자각을 했을 공산이 크다.
더구나 추 장관과 가까운 ‘박은정 사단’으로 알려진 이 검사가 수사의뢰서 조작을 폭로하며 추 장관을 들이 받은 것도 그런 자각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 문 정권이 ‘검찰개혁’을 부르짖지만 이런 횡포는 검찰을 무력화해 정치검사로 만들려는 ‘검찰 악법’이다. 이 정권이 혈안이 되어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 총장을 치려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검찰개혁은 그저 표면에 내세우는 구호에 불과하다.
검찰개혁이 아니라 문 대통령 옆구리에 칼날을 들이댄 죄가 크기 때문이란 거 모르는 국민이 없을 정도로 다 안다. 임기가 보장 된 검찰총장을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징계처분 하겠다는 발상은 참으로 위협하고 몰락을 자초하는 짓이다. 대한민국을 징계하고 국민을 개 무시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추 장관은 최00보다 더 국정을 농락했다.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당연히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정을 농단한 정권의 말로가 어떤지는 문 정권세력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들의 전철(비극)을 밟지 않고 퇴임 후 고향에서 편히 살고 싶으면, 그림자로 숨어있지 말고, 징계위원회를 철회하되, 법과 상식에 따라 윤 총장의 임기를 보장하고,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며 국기(國紀)를 뒤흔들어 놓은 추 장관을 경질하는 것뿐이다.
“패역한 자의 길에는 가시와 올무가 있거니와 영혼을 지키는 자는 이를 멀리 하느니라” <잠언 22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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