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 대한 관심의 ‘균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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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락의 안보정론

70년 우방 미 대선에 대한 관심은 한미동맹 강화에 초점 두어야

박휘락 필진페이지 + 입력 2020-12-08 11:24:38

미국에서 전무후무(前無後無)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현직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미국 대통령 후보자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의 선거가 부정이었고, 자신은 표를 도둑맞았다면서 연일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대통령의 희망과는 반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선거부정에 대한 50여개 소송은 사소한 1개만 수용된 채 대부분 기각되었고, 각 주별로 재검표 등의 절차를 종료하면서 선거결과를 인증하고 있고, 2020년 12월 5일 현재 조 바이든이 당선에 필요한 270명을 초과한 279명의 선거인단을 공식적으로 확정받아서 승리도 공식화되었다. 언론은 최종적으로 306 : 232로 바이든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대통령 당선인(President-elect)’으로 불러왔다. 총무청(General Service Administration)에서는 11월 23일부터 당선인의 인수위 활동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당선인은 11월 30일부터 일일 안보상황 브리핑을 받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11월 24일 그의 안보팀을 지명한데 이어서 언론팀과 일부 내각의 명단을 발표하였고, “100일 동안 마스크 착용”을 의무로 하자는 등 코로나-19 대응에 주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유일하면서도 강력한 동맹국인 미국 대통령 선거에 우리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70년 동안 맹방으로 기능해왔고, 수백만의 교포들이 미국에 살고 있으며, 미국의 강력한 핵전력으로 북한의 핵공격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교포와 우파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경사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 그들은 대통령 측의 주장을 중계방송하듯이 전달하고 있고, 근거없는 것으로 판명 난 선거부정 주장들을 과장하여 전파하며 그들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 인사들을 적대시하기도 한다.

미국은 민주주의의 모범국가이다. 대통령의 주장이라도 증거가 없으면 법원에서 수용하지 않는다. 수백년 동안 투표를 해오면서 선거부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공정한 관리체제가 구축되어 있고, 대통령 측 주장의 연속적 기각에서 알 수 있듯이 법원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선거는 주에서 책임을 지고 관리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대통령 측이 주장해온 부정선거 주장도 모두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투표자 수가 등록자수보다 많은 지역이 있다거나, 트럼프 지지표가 바이든 지지표로 둔갑했다거나, 사망자가 투표하였다거나, 독일에 있는 관련회사의 컴퓨터 서버 확보를 위하여 중앙정보부와 군대가 교전했다는 것은 모두 가짜뉴스로 판명되었다. 조지아주는 완전 수작업 재검표와 대통령 측 요구에 의하여 재·재검표까지 했지만 변화가 없었고, 대통령 측 요구에 의한 위스콘신의 몇 개 카운티 재검표의 결과는 오히려 바이든 표가 증대되었다. 미국의 사이버안보국장은 부정선거가 없었다고 단정했고(그 말로 해임까지 당했다), 12월 1일 윌리엄 바(William Barr) 법무부장관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선거부정이 없었다고 확인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대한 지나치게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동맹국이라고 해도 다른 국가의 일로서,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소망을 가질 필요가 없고, ‘이렇다’의 사실만 알면 된다. 누가 되든 미국의 대통령은 그들 국익에 따라 한미동맹을 판단 및 관리할 것이고, 한국도 국익 판단에 따른 외교정책으로 적응해 나가면 된다. 실제로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욱 한미동맹을 중요시한다는 입장이고, 중국에 대해서도 대통령 못지않은 단호한 자세를 지니고 있으며, 그러한 안보팀을 구성했다.

일부 국민들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을 압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적격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미국의 국내 일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은 맞지 않다. 미국이 어떻게 처리하는 지를 지켜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일부 유튜버들의 일방적 주장에 현혹되지 말고 다양한 정통언론을 참고하는 게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차기 미국 행정부와의 더욱 공고한 한미동맹 관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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