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은행대출 증가율, 4.6% 하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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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證 보고서 “명목GDP 증가율보다 5%p 이상 넘을 경우 대손비용 상승 유의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12-17 17:55:34

▲ 은행 대출증가율이 올해 11.8%에서 내년 4.6%로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는 증권업계의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지난달 은행권 대출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내년 은행대출 증가율이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과도한 대출 증가율은 후행적으로 대손비용을 늘려 장기적으로 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K증권이 17일 발표한 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대출증가율은 올해 11.8%에서 내년 4.6%로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은행들의 가계 신용대출 기준이 강화된 데다 백신과 치료제가 공급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면 선제적인 대출수요가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구성회 SK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대출증가율이 둔화되는 것은 은행 주가에 부정적인 신호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경제성장률에 비해 대출증가세가 과도한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대출증가율이 낮아지는 것이 은행 펀더멘탈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11월 은행대출 증가액은 20조3000억원으로 큰 폭 늘어났다. 기업대출 증가액은 6조7000억원으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가계대출이 13조6000억원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택가격 상승 효과 △투자용 대출 확대 △생활자금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통상적으로 경제성장률을 과도하게 넘어선 대출 증가율은 부정적일 경우가 많다. 과도하게 외형을 늘리고 나서 후행적으로 대손비용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회 연구원은 “제조업과 달리 은행업은 과도한 외형 증가율이 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며 “일반적으로 은행 대출증가율은 명목 GDP 증가율을 1~3% 상회하는 것이 적정하며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까지 부정적인 신호는 없지만 대손비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도 당부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금융시장 내 은행 대출증가율은 명목 GDP 증가율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은행의 대출증가율이 명목 GDP 증가율을 5%p 이상 상회한 것은 2001, 2002년과 2006~2008년 등 두 번 있었다”며 “그런데 과잉 대출이 발생한 1~2 년 후에는 모두 대손비용률(대손비용/대출)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위 뉴노멀(New-Normal) 시대에는 과잉 대출로 인한 대손비용 급증 현상이 국내에 나타난 바 없다”며 “따라서 아직은 은행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고 대손비용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정도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