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丑年(신축년) 새 아침에 소 세 마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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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예술과 인생

소뿔은 권력 유지용 공격용이 아닌, 코로나와 경제위기 구하는 국민 방어용 뿔이 되어야

김수영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1-01 10:02:21

멍에를 진 소

소는 인간에게 가장 많은 이익을 주는 동물이다. 농촌에서 코뚜레를 꿰어 소의 머리를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동여맨 것은 굴레이며, 달구지나 쟁기를 끌 때 소의 등에 가로 얹는 시옷 자 모양의 나무는 멍에라고 한다.

우리 인간이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조국이 그 굴레이며 지역과 태생지의 굴레, 그리고 아시아인의 공통된 황인종이 굴레라면 동방의 작은 나라 그것도 국토의 반쪽이 갈라진 숙명의 국토에 사는 것이 멍에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처해 있는 운명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으며 인간의 멍에를 발로 차 버릴 수 없는 도덕과 지혜, 그리고 의무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거역을 모르는 소

보통 한우의 수명은 고기를 생산하는 소가 26~29개월로 2년 남짓, 새끼를 낳는 소는 50개월로 4년 남짓, 우량 한우의 명맥을 잇기 위해 특별히 관리하며 정자를 생산하는 씨 수소가 120개월로 10년이다.

소는 평생 인간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고 일을 하면서 주인에게 봉사하는 갸륵한 동물이다.

소는 위가 넷이나 된다. 아무리 허튼 지푸라기라도 그냥 마구 먹어 소화불량이 안 되게 하는 일 즉, 되새김질을 통해 한번 먹은 것을 다시 씹고 삭이면서 자신의 몸에 영양을 만들어 살을 찌우고 성장을 하며 모진 노동도 이겨내는 감동의 동물이다.

아무리 사소한 일과 업무도 철저히 되새기면서 위를 네 개나 가지고 하찮은 볏짚에서 다시 영양을 찾아내는 소의 지혜와 종일토록 명령에 복종하며 단 한 번도 주인에게 거역을 안 하는 순종을 이해하면서 우리 인간은 소의 지혜와 인내를 잊지 말자. “우보천리”(牛步千里) 라는 말이 있듯, 천천히 느리게 끝까지 천리를 가는 소의 끈기를 배웁시다.

소의 눈물

소가 일생을 마치는 곳이 바로 도살장이다. 그런데 소가 도살장 앞에 도착하면 어느 소든지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운다. 소의 눈물의 의미를 우리가 정확히 알 도리는 없지만, 평생 남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고 노동을 했건만 결국 이런 종말이 온다고 슬퍼하는 것이리라. 소는 인간의 귀속물로서 죽어서도 자신의 육신을 인간에게 제공하는 거룩한 마지막 행사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우리 인간의 잔인함과 소의 희생정신을 잊으면 안 된다.

우리 인간은 어떤가? 자신이 힘을 가지고 있고 권력에 있으면서 무한대로 권력을 휘두르고 힘과 권력이 영원하리라는 착각에 묻혀 기고만장 한다.

소가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강력한 뿔이 있다고 여기저기 마구 찌르고 강하게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자신이 죽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뚜벅뚜벅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의 위대함과 거룩함을 잊지 말자.

권력과 힘은 한낱 스쳐지나가는 정거장 일 뿐이다.

날카롭고 무서운 힘을 가진 뿔을 함부로 사용하는 못된 소가 돼서는 안 된다.

2021년 신축년 새아침의 소, 무섭고 강한 소의 뿔은 권력 유지용 공격용이 아니라 코로나와 국가 경제위기를 구하는 국가와 국민 방어용 뿔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수영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