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규제에 제약사 ‘난항’, 제품 다양화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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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약가인하, 차등약가제에 공동생동 1+3 규제법 발의 ‘자금력’ 관건

이한솔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05 17:47:44

▲ 이베스트투자증권은 5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약 산업은 ‘분명한 성장산업’이라고 전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펜데믹과 정부의 지속적인 약가인하 규제에 국내 중견·중소 제약사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제약사들은 제네릭에만 의존하지 않고 꾸준한 투자를 통해 약품 다양화 등 사업 방향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5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약 산업은 ‘분명한 성장산업’이라고 전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5년~2019년까지 매년 6% 수준으로 성장해 왔다. 보고서는 국내 제약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는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로 분석했다.

실제로 연령구간별 급여 품목 청구금액 현황을 살펴보면, 65세 이상 청구금액 비중은 41.8%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성장률은 10.6%로 타 연령층(20세 미만 5%, 20세~65세미만 7.4%) 대비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향후 고령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의약품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지속적인 정부 약가 인하, 제약업체 자금력 ‘관건’

급격한 건강보험재정수지 악화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약가 인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통계청 ‘연도별 건보 재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보험급여비가 보험료 수익보다 빠르게 증가했고 2018년부터는 비용이 수익을 초과했다.

보건당국은 지난해 7월부터 제네릭의약품 차등약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산정된다. 즉 약가제도를 통해 제네릭 안전성을 확보하고 제네릭 난립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둔다는 설명인데, 정작 시장진입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최근 공동생동 1+3 제한 규제법이 발의됐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원 개발사 제품 1개에 생동허가 3품목으로 공동생동을 제한하게 된다. 즉 충분한 자금력을 보유한 상위 제약업체들은 이번 ‘차등약가제’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고, 반대로 자금력 부족 중소 제약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네릭에만 의존 어려워”…꾸준한 비용집행·투자, 사업방향 전환

지속되는 제네릭 규제 강화와 약가 인하 압박 등으로 중소제약사들이 일부 제네릭 품목에만 사업을 의존하기에는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중견·중소제약사들은 꾸준한 비용 집행 및 투자를 통해 사업에 변화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보령제약은 자체개발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개량신약을 지속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매년 300억 안팎의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투자하고 있고 향후 추가 고혈압 복합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해외항암제 상품을 들여와 판매하던 것을 제품화할 계획으로 수익성 개선과 동시에 항암제 영업조직을 더욱 확고히 할 예정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제품개발 외에도 생산시설 확충에 주력하고 있는데, 1600억을 투자했다”며“기존 안산 공장 대비 CAPA(생산능력)가 3배 증가한 규모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 신공장은 성장 가속을 위한 기반시설로 고형제·항암주사제 생산을 위해 건설됐다”고 밝혔다.

대원제약은 제약시장 성장을 고령화가 견인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기존 호흡기 질환 중심에서 고혈압 등 순환기와 근골격계 등 노인성 질환 품목을 추가하기 위해 개량신약 개발과 임상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인제약은 정신과 ETC(전문의약품)에 특화된 제약업체로 2015년 이후 매년 R&D(연구개발)을 확대해왔다.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은 2015년 3.8%에서 9.8%로 증가했다. 치매나 우울증 등 다양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개발중이다.

휴온스는 자체연구개발, M&A(매수합병), 지분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비용을 지출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으로는 일회용 점안제, 건기식, 당뇨의료기기 등이 있다. 일회용 점안제 사업 확대를 위해 BFS설비를 도입해 일회용 점안액 연간 생산능력을 2배로 늘렸고, 약 400억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을 약 4억8000만관으로 증설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나노복합점안제 임상 3상을 마치고 품목허가 신청을 기다리고 있다. 휴온스내츄럴과 휴온스네이처 인수를 통해 건기식 부분 사업도 확장했다. 덱스콤사 연속혈당측정기와 이오플로우 인슐린 펌프 독점 판권을 취득해 당뇨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휴메딕스는 히알루론산 나트륨 제제를 원료로 필러, 관절염치료제 등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매년 50억 수준의 연구개발비 투자를 통해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해 말 동물 유래 원료의약품 개발 업체 ‘우리비앤비’ 지분 20%를 인수해 헤파린나트륨 원료 국산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원료허가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리베스트는 동국제약·동화약품·광동제약은 매출액에서 OTC(일반의약품) 비중이 높아 연구개발비 지출이 신약제약사 대비 크지 않은 업체들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재 성격이 강한 OTC는 하나의 인기 제품을 만들어 잘 파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배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동국 3.7%, 동화 6.2%, 광동 1.4%다.

[이한솔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한솔 기자 hs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