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통과한 슈퍼추경…야당·곳간지기 우려 표명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국회·정당

19.5조 중 15조가 추경…15조 중 9.9조는 국채발행으로 마련
국가채무 956조→965.9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7.3%→48.2%
국민의힘, 선거용 표퓰리즘…홍남기 “부채 증가 속도, 안심 못해”

한대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03 00:03:00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9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9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한 가운데 야권은 물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우려를 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영상회의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올해 첫 추경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추경안이 국회 심의를 마치는 대로 이달 하순 지급을 개시할 계획이다.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 및 방역 조치 연장으로 피해가 누적되고 고용상황 악화에 대한 대응으로 1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기금운용계획 변경안 등이 일괄 상정돼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의결된 추경안은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을 위해 19조5000억원 규모이며 이 중 15조원이 추경으로 편성됐다. 나머지 4조5000억원은 본예산을 활용한다. 15조원 중 9조9000억원은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되며 나머지 5조1000억원은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환경개선특별회계·에너지및자원사업특별회계 세계 잉여금 2조6000억원과 한국은행 잉여금 8000억원, 기금 재원 1조7000억원으로 충당한다.

15조원의 추경은 △소상공인·고용취약계층 긴급 피해지원금 8조1000조원 △긴급 고용대책 2조8000억원 △백신 등 방역대책 4조1000조원 등으로 구성됐다.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안을 편성하기 위해 9조9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인데 정치권에서는 국가 재정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9조9000억원의 국채 발행으로 인해 올해 본예산 때 956조원이었던 국가채무는 이번 추경으로 965조9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본예산의 47.3%에서 0.9%p 늘어 48.2%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으로 0.5%p가 올라갔고 올해 GDP 전망치 하향을 반영해 0.4%p가 더 상승한 것이다. 이번 추경으로 통합재정수지 적자도 본예산의 75조4000억원에서 14조2000억원 늘어난 89조6000억원이 됐다. GDP 대비 적자 비율은 4.5%다.

국민의힘은 추경안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2일 논평을 내고 “지난 3차례 재난지원금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슈퍼 추경이지만 과연 규모에 걸맞는 실질적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국고파탄까지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추경을 21대 총선에 이은 선거용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역시 선거를 목전에 두고 4차 재난지원금과 국민 위로금까지 꺼내들면서 48%대로 늘어날 국가채무비율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고 이미 증세논의까지 들리는 상황이다”며 “표를 얻기 위해, 선거에 이기기 위해 국민의 눈을 잠시 가리는 것은 위선이자 도적질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현실적으로 재난지원금이 불러올 후유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돈이 더 풀리는 만큼 시장금리 상승, 가계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영끌과 빚투로 주택·주식을 산 젊은이들과 대출로 연명하는 자영업자의 부담을 키울 공산이 크다”고 주장했다.

홍 부총리도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추경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48.2%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절대 수준만 보면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지만 부채 증가속도를 보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채무비율이 20%대에서 30%대, 30%대에서 40%대로 넘어오는 데 7∼9년이 걸렸지만 이번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위기 대응으로 현재 속도라면 4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데 2∼3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와 같은 비기축통화국은 대외신인도 관리가 중요한데 2019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기축통화국 평균 국가채무비율은 100%를 넘어서지만 비기축통화국 채무비율은 50%를 넘지 않는 수준이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대의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한대의 기자 du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