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금배지 단다… 野 “투기해도 국회의원이 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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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당 김진애 "승리하는 단일화 성사 위해" 의원직 사퇴 선언
비례 4번 金 승계… 일각 "친문 金 국회입성 위한 수순" 의구심
국민의힘 “대통령 측근 자처하는 무자격 의원 추가, 폭주 뻔해”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02 15:21:48

▲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사진)이 국회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김진애 열린민주당(열린당) 서울시장 후보가 국회의원 사퇴를 선언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의 사퇴를 친문계 인사인 김 전 대변인의 국회 입성을 돕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까지 하고 있다.

김 후보는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열린당이 함께 승리하려면 충실한 단일화 방식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서울시민들이 흥미진진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며 “승리하는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저는 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공식 사퇴하면 21대 총선 당시 열린당 비례대표 4번이었던 김 전 대변인이 국회의원직을 승계받게 된다. 기자 출신인 김 전 대변인은 2018년 1월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됐으며 남북미 회담 국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하는 등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다.

김 전 대변인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전북 군산에 출마하려했지만 10억원 이상의 빚을 내 서울 흑석동 주상복합 건물을 26억원에 매입한 것이 알려져 부동산 투기 논란 끝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는 열린당 비례대표에 이름을 올리며 국회의원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총선에서 열린당은 5.4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이에 비례대표 후보 1번이던 김 후보와 2번 최강욱 열린당 대표, 강진정 의원이 국회에 입성했다. 4번이던 김 전 대변인은 당선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의 사퇴를 두고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도 단일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회의원 사퇴 시한 전에 범여권 단일후보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에 구태여 그 전에 김 후보가 국회의원직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문 인사인 김 전 대변인의 국회 입성을 돕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 김 전 대변인이 낙선하자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김 후보의 사퇴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미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역임한 바 있기 때문에 김 전 대변인에게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아무리 법에 따른 의원직 승계라지만 허위인턴증명서를 발급해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최강욱 의원에 이어 부동산 투기로 얼룩진 김 전 청와대 대변인까지 국회의원직을 달게 됐다”며 “‘아내가 한 일이라 몰랐다’는 황당한 유행어를 남기고 총선출마를 강행했던 그가 결국 국회의원직을 달게 됐으니 이 정권의 부동산정책으로 내 집 마련의 꿈조차 꿀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국민들은 허탈하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저 정권에 충성하면 아무리 불법을 저질러도, 아무리 투기를 해도 국회의원이 되는 세상이다”며 “열린당은 그동안 입법부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 때마다 정권옹호에 열을 올린 통법부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그런 열린당에 또다시 대통령의 측근을 자처하는 무자격 의원이 한 명 추가됐으니 앞으로의 폭주는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조성우 기자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