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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가 중국 최대 민영 물류 그룹 ‘창지우’와 손잡고 중국과 유럽 간 물류 사업에 진출키로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폴란드에 위치한 유럽 법인 자회사 ‘아담폴’의 지분 100% 중 30%를 창지우에 매각하는 것을 골자로 한 투자 협약을 맺었다고 3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물류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7년 설립된 창지우는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완성차 물류, 신차 판매, 특장차 생산, 자동차 금융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9년 창지우 매출액은 약 7조원으로 그해 60여개 자동차 브랜드가 생산한 완성차 320만대를 육상과 철도로 운송했다.
창지우가 완성차 물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횡단철도(TCR) 운송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TCR은 중국 각지에서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를 거쳐 유럽 각 지역으로 연계되는 철도 노선으로 중국과 유럽 간 물류에서 매우 중요한 운송 수단이다.
그러나 중국, 유럽과 CIS 국가들은 레일 간격이 다른 궤간을 사용하고 있어 철도 운송 시 추가 환적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제기돼 왔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양사는 추가 환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 유럽 법인이 2014년 인수한 아담폴은 폴란드 동부 국경 인근 말라쉐비체에 철도 화물 환적 시스템을 갖춘 기차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양사 간 파트너십을 통해 연간 4100FEU(40피트짜리 컨테이너 4100개)의 물량을 블록트레인(급행화물열차)에 실어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창지우의 기차는 아담폴의 말라쉐비체 환적 시스템을 전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화주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정 관리에도 유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글로비스는 창지우와 함께 중국과 유럽 간 철도 운송 전문 브랜드 ECT(Euro China Train)도 론칭키로 했다.
ECT를 통해 향후 중국 시안과 충칭 등 중국 내륙 도시에서 폴란드를 거쳐 독일과 영국을 포함한 서유럽과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까지 운송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양사는 말라쉐비체와 북부 항구 도시인 그단스크를 직접 연결하는 철도 물류 루트를 개척할 계획이다. 그단스크는 철도와 해상을 잇는 항만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ECT를 이용할 경우 폴란드에서 발트해를 통해 스칸디나비아반도와 영국까지 해상으로 화물을 바로 운송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기존의 TCR 노선보다 운송 기간을 평균 4일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해운 운임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철도가 유럽행 물류 운송의 대안으로 떠오른 만큼 ETC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유럽으로 1FEU의 운송비는 철도의 경우 3800~6000달러, 해상 800~2500달러 등으로 철도가 더 비쌌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인해 지난해 12월 기준 유럽 노선의 해운 운임은 170%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물류에서 독보적인 노하우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는 창지우의 중국 내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럽과 중국의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이에 양사는 최근 공동으로 독일 완성차 업체의 차량을 독일 딩골핑에서 중국 청두까지 철도로 시범 운송한 바 있다. 향후 본 물량도 수주한다는 목표다.
이 외에도 전자·화학제품, 부품·기계·장비 등 유럽과 중국을 오가는 컨테이너 화물을 대상으로도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창지우의 지분 참여를 통해 두 회사 간 역량을 극대화하고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유라시아 물류 영토를 확장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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