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가계부채 증가 엄중 인식… 시스템리스크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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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서한 통해 6개월 추가연장·금융권 부실 예방 조치 언급
청년층·무주택자 부동산 대출 혜택 확대 검토… 원리금 상환부담 완화 등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03 16:55:50

▲ 3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7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관련해 금융당국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은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는 은 위원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17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관련해 금융당국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가계부채의 질적구조·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3일 은성수 위원장은 ‘주요 금융현안 10문 10답’를 통해 “2017년부터 가계부채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하향안정화 됐다”면서도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빨라 향후 주요 잠재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계속 유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가계부채 증가율은 2017년 8.1%, 2018년 5.9%, 2019년 4.1%로 점차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대응을 위한 확장적 금융·통화정책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계부채 증가율이 확대됐다.

은 위원장은 “확장적 재정·통화정책 기조 하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단시일 내 완화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면서 “가계부채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대출이나 불요불급한 대출이 증가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 재연장이 금융권에 부실위험을 떠넘긴다는 질문에 대해 “문제제기에 공감하지만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상황이다”며 이러한 우려를 일축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 연체율은 0.28%로 전년동기(0.36%) 대비 0.09%p 하락했다. BIS비율도 16.04%로 규제비율(10.5%·D-SIB 11.5%) 대비 4~5%p 웃돌았다.

그는 “이번 6개월 추가연장 조치는 코로나19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동시에 금융권 부실을 예방하는 조치다”며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적극적 지원은 기업도산을 방지해 실물경제를 회복하고 부실채권도 줄여 금융사의 건전성을 제고하는 선순환을 견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다수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이자를 성실히 상환함에 따라 이자상환 유예 규모는 크지 않다”며 “금융회사들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대출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예년에 비해 충당금을 충실히 적립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 장기화가 좀비기업을 양산한다는 지적에 대해 “만기연장·상환유예 가이드라인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급감 등으로 일시적 자금부족이 발생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며 선을 그었다.

국내 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과 엄격한 대출규제로 집을 마련하지 못하는 현실 등 이 두 가지 시각의 간극에 대해선 “차주의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이 이뤄지도록 관리하되 청년층 주거사다리 형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도 병행하며 검토할 것이다”고 했다.

은 위원장은 “청년·신혼부부 대상 정책모기지에 만기 40년 대출을 도입해 원리금 상환부담을 완화하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청년층의 대출가능금액 산정시, 현재소득 뿐 아니라 미래소득까지 감안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부동산시장 안정기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행 청년층·무주택자에게 제공되는 LTV·DSR 10% 추가허용 등 혜택의 범위·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 쌍용차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선 “쌍용차의 경영정상화 가능성과 고용·산업 측면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해관계자들이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설득해 나가는 등 긴밀히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또한 공매도 재개에 대해선 “자본시장의 안정과 성장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며 5월 2일까지 공매도 제도개선을 차질없이 마무리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개인의 과도한 레버리지로 뒷받침된 증시에 대해선 “글로벌 자본시장 동향, 국내 자산시장 자금흐름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증권사 신용융자 관리현황 점검 등 투자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논의가 금융위와 한은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엔 “소비자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가 잘 조화돼야 하는 만큼 학계의 우려를 충분히 고려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의 전문적인 조언을 받아 법안소위심사에서 합리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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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