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석 달 연속 ‘팔자’ 나서… 지난달 주식 3.2조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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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국내 주가 고평가 인식 확산 외국인 차익실현성 매도”… 채권 10조 순유입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3-11 15:09:20

▲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28억6000만달러(약 3조2000억원)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55억달러를 매수한 이후 최근 석 달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 위치한 딜링룸 모습. ⓒ스카이데일리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원 이상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매도세를 보였다가 지난해 11월 55억달러를 매수한 뒤 최근 석 달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1년 2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중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8억6000만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월(23억9000만달러)보다 늘어난 규모로 2월 평균 원/달러 환율(1112.22원·하나은행 최종고시분) 기준으로 따지면 약 3조2000억원 가량을 판 것이다. 지난해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는 총 182억4000만달러였다.

반면 지난달 외국인의 채권 투자자금은 1월보다 76억7000만달러가 급증한 89억9000만달러(한화 약 10조원)가 순유입돼 두 달 연속 순유입을 이어갔다. 지난해 채권자금 순유입 규모는 217억1000만달러로 2018년(139억1000만달러)이나 작년(81억6000만달러)에 비해 훨씬 컸다.

이에 따라 주식과 채권을 더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10억7000만달러 순유출에서 61억2000만달러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자금은 국내 주가 고평가 인식이 확산되고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실현성 매도 등의 영향으로 순유출이 지속됐고, 채권자금은 공공자금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순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1월말 1118.8원에서 2월말 1123.5원을 거쳐 이달 9일 1140.3원으로 상당폭 상승했다. 미래환율에서 현재환율을 뺀 것에 현재환율을 나눈 지표인 원/달러 스왑레이트(3개월)는 소폭 하락했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은 국내 수출지표 호조와 미국의 경기부양책 통과 기대 등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으로 하락했다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달러화 강세 등으로 반등했다”며 “원/달러 스왑레이트는 외국인의 금리차익거래 목적 외화자금 공급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의 해외투자 목적 외화자금수요 등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국가의 신용 위험도를 보여주는 외국환평형채권(외평채) 5년물 CDS(신용부도스왑·Credit Default Swap) 프리미엄은 23bp(1bp=0.01%)로 전월 25p보다 소폭 떨어졌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부도 위험도 커졌다는 의미한다. 한은은 “2월중 대외 외화차입여건은 국내은행의 단기 및 중장기 차입 가산금리 모두 전월대비 하락했다”고 밝혔다.

2월중 국내 은행간 시장의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78억8000만달러로 전월(285억2000만달러)에 비해 6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주로 현물환(-5억1000만달러) 및 외환스왑(-2억8000만달러) 거래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한편 국제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주요 선진국 금리(국채 10년물)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하원에 이어 6일 상원이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킨데 따라 경기회복 기대감이 강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흥국 금리도 대체로 상승했다. 중국은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규모 축소로, 터키 및 브라질은 물가상승 우려 및 정책금리 인상 기대 등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달러화는 미국의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지표 발표 및 국채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2월부터 이달 9일까지 상당폭(+1.5%·DXY 지수 기준)의 강세를 보였다. 영국 파운드화도 코로나 확산세 둔화 등에 따라 지난달 22일 영국 정부의 이동 제한조치 완화계획이 발표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등 신흥국 통화는 러시아 루블화를 제외하고 대부분 약세를 나타냈다.

[한원석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